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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뢰회복 시스템 시급하다”
[사설] “신뢰회복 시스템 시급하다”
  • jcy
  • 승인 2007.11.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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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가 요구되는 작금의 국세행정을 보며 -심재형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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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세청은 매우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개청 이래 최대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국세행정 최고 책임자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그것도 세무조사 무마에 따른 수뢰 혐의로 40여 년간 쌓아온 국세청 위상이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세행정의 최후 보루(堡壘)라는 조사행정이 맥없이 주저앉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이번 사건은 국세청 조직 내부는 물론 납세권(圈)에 이르기 까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가장 우려되는 것은 나라 재정 조달을 책임지는 국세당국이 납세국민으로 부터 상당부분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국민의 납세의식 함양은 ‘제2의 세원(稅源)’이라 했거늘 무너져 버린 국세행정 위상만큼이나 납세국민들의 세심(稅心) 또한 내려앉았을 것이다. 국세행정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가 기꺼이 세금 낼 마음이 생기겠는가.

그만큼 지금의 상황은 간단치가 않다. 우선은 국세청 상층부의 깊은 자성과 함께 국세행정 신뢰 회복을 위한 뼈를 깎는 각오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반면에 납세국민들도 감성(感性)보다는 이성(理性)으로 국세행정을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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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컨대 이번 사건을 ‘과세권(課稅權)’의 부패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한다. 국세공무원 조직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나 납세자 본인을 위해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뭐니뭐니해도 국세공무원들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나라살림을 뒷받침 해온 재정 역군들이다. 또한 국세청이 강한 모습을 잃지 않을 때 조세정의 실현도 가능한 것이며 탈세가 발 못 붙이는 납세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국세공무원들이 마음을 추스르고 재기(再起)를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 줘야 한다. 국세당국 역시도 해마다 중단 없는 개혁을 외쳐 왔지만 이제부턴 개혁다운 개혁에 눈을 돌려야 한다.

정부 기관 중 강한 조직으로의 면모와 전통을 자랑하던 국세청이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인가. 상납이든 하납이든 고위직 간부가 자신의 조직수장을 물고 들어가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껴야 한다.

이 같은 선상에서 조직 응집력을 보다 중시하는 인사행정도 고려되어야 한다. 관리자들조차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속성 코스와도 같은 근간의 인사 패턴 하에서는 콩가루 조직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모두가 지나가는 과객(過客)인양 주인행세를 마다하는 분위기 속에서 조직원들의 응집력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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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공무원들의 소속감과 직업근성이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는 고도의 과학세정도 별 효험을 기대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제 냉철한 자성의 토대 위에서 현실을 진단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조사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전반적인 진단이 필요한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국세청은 현재의 조사국 팀웍을 그대로 유지해 주려는 듯 인사교류마저 자제해 오고 있다. 과거 같으면 정기인사 때 기존 인력의 적정선 교류를 최우선으로 했으나 지금은 아예 ‘특별한 조직’으로 떼어내 독립된 사단으로 운영을 하는 것처럼 비친다. 일선 직원들도 지방청 조사국 바라보기를 남의 집 보듯 하고 있다.

인사교류가 거의 단절 된지 오래 라서 그런지 자신들과는 무관한 부서쯤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일선 관리자들도 드러내놓고 말은 안 하지만 일선인력의 현실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납세기업을 대하는 직원들의 평균적인 대응능력도 매우 우려 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납세인프라가 취약한 우리 실정에 비추어 일선세정을 이끌어 나갈 중추세력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얘기다.

특히나 조사국 출신 원로들은 눈앞 현안에만 집착한 나머지 지방청 정예요원들을 장기간 묶어둘 경우 하나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국세행정의 최후 보루’라는 조사행정의 중심인물들이 행여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는데 오히려 인사운용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진정한 충고임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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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세청은 납세자에게 봉사하는 ‘따뜻한 세정’도 좋다마는 그에 앞서 강한 국세청이 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직의 활력이 되살아나고 참신한 국세행정으로 거듭 나기를 기대한다.

국세행정의 권위는 국세청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강한 조직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납세국민들의 격려와 함께 2만여 국세공무원들의 분발을 다시금 촉구한다.

<심재형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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