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4:15 (일)
[세정칼럼]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다”
[세정칼럼]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다”
  • 33
  • 승인 2007.11.09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 국세청장의 당면과제... 沈 載 亨(본지 주필)
   
 
  ▲ 심재형 본지 주필  
 
지금, 국세청은 개청 이래 최대의 난(難) 코스를 타고 있다. 현직 국세청장이 급기야 검찰에 구속됨으로서 국세청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을 치는가 하면 내부적으로는 조직이 뿌리째 흔들리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국세청은 과거에도 전임청장들의 비리 연루사건들이 있어 왔지만 작금의 사태처럼 안 팍 우환(憂患)은 일찍이 없던 터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세청의 새로운 수장(首長)이 내부에서 승진, 기용된다는 전문은 불행 중 다행이다. 얼룩진 국세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고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임 청장에게는 첫 걸음부터 난해하고 복잡한 과제들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일단은 조직의 사기를 되살리는 일과 국세청의 위상을 회복시키는 일, 또한 산적해 있는 세정 현안을 정상궤도에 올리는 일 등 매사 간단치 않는 과제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 순간 새 수장을 비롯한 국세청 수뇌부들은 겸허한 자세로 국민 앞에 엎드리는 것이 순서다.

개청 이래 처음으로 사령탑이 구속된 상황에서 행동에 옮기는 것 외엔 다른 변명이 필요 없다. 땅에 떨어진 국세행정 신뢰를 되살리기 위해 100일 기도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동시에 납세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의 국세행정 신뢰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행여 형이상학(形而上學)적인 세정지표를 내놓고 납세자 감성에 호소한다면 현 상황 탈출이 더욱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진솔한 의지가 담겨있는 가시적인 실천 사항이 제시 되어야 한다.

우선은 현재 그림자 조직으로 운영되는 지방청 조사국 시스템 등 이번 사건의 단초가 된 조사 조직의 효율성을 면밀히 진단, 양지에서 일하는 시스템으로 혁신을 해야 한다. 지금 기업다운 기업들은 조사조직 비노출 운영에 대해 전혀 괘념치 않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오히려 의연하다. 공연스레 국세청 조직만 경직돼 간다는 의문만 제기된다.

차라리 국세행정이 좀 더 자신 있고 대범해 지기를 주문하고 싶다. 조사요원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서도 그들의 신상명세를 떳떳하게 밝히면서 일 할 수 있는, 그런 풍토를 마련해 주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조사요원들의 높은 소양과 윤리관으로 ‘납세자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국세행정 권위의 담보가 계속 ‘그림자 조직’에 머무는 것도 그리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또한 전체 국세공무원들이 망연자실한 심리상태에서 하루 빨리 벗어 날 수 있도록 하는데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국세공무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심한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졌을 것이다. 더구나 이번 일은 수평적 동료관계가 아닌 최고 책임자들이 저지른 사건이다.

어른들 탓에 고개를 못 들고 있는 수많은 직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일 역시 신임 청장이 해야 할 몫이다. 우선은 조직이 살아나야 ‘국세청 호(號)’가 움직인다. 만신창이 된 조직을 단시일 내에 치유하는 위기관리 능력이 있는 청장이 되어야 한다. 더구나 나라재정을 차질 없이 뒷바라지해야 하는 국세청은 너무나 많은 세정 현안을 안고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종합부동산세 신고, 미뤄진 내부 인사, EITC(근로장려세제) 등 새로운 제도 시행에 대비해야 하는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행정 수완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실무 청장의 모습도 보여야 한다. 지금 국세청은 심한 내홍(內訌)을 앓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국세행정 시스템’만큼은 매우 건실하다.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제 확산 등 과세망(網) 구축이 굳건하다.

국세공무원들이 수십 개 성상 쌓아 올린 성과물이다. 그러기에 조직이 위난에 빠진 상황이지만 하루 빨리 중심을 찾는다면 오히려 국세행정의 새 지평을 여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루 속히 상심에서 벗어나 평상으로 회복되기를 전 국세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드린다.

무엇보다도 국세청이 강해야 조세정의 실현도 가능한 것이며 탈세에 대해 빈틈없이 과세하는 ‘맑은 사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새 청장으로 거명되는 국세청 내 3인방은 오랜 동안 국세행정에 몸담으면서 기획부야와 필드업무를 폭넓게 경험한 인물들이다.

한마디로 그만한 조건을 갖춘 적임자도 드물다는 생각이다. 그들은 모두 국세행정 운영에 있어서도 합리를 중시한다는 평도 듣고 있다. 부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유능한 청장이 등장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