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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부끄러운 한 해를 보내며
[稅政칼럼]부끄러운 한 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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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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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鎭雄 本紙 論說委員
   
 
 
성탄 캐롤이 퍼지고 있다. 벌써 연말이다. 캐롤이 거리를 덮으면 사람들은 굳이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그 느낌은 각별하다. 또 한 해를 보내게 되는 각자의 소회에 젖는다. 올 한해 역시 다사다난하였다.

우리 한국사회는 늘 발전하고 성장하여 왔기에 너무나 역동적이어서 어느 한 때 조용한 때가 없었지만 올 해는 유난히 지루하고 부끄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부끄러움은 우리끼리만 알고 넘어갔으면 싶은 것이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서의 알량한 자존심이었는데 잔인하게도 올 해의 우리 이야기들을 엉뚱하게도 지구 반대쪽 Los Angeles Times가 총정리를 하여 기사를 내보냈다. 교민인 동창은 낯 들고 다니기가 부끄럽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Los Angeles Times 11월 30일자 기사였다. 그 기사는 벨리 댄서 안유진씨의 춤추는 사진을 맨 위에 깔고 한국 사회의 올 해의 치부를 무자비(?)하게 해부하고 있었다. 사진은 분명 신문기사 내용과 상호 교호적인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다. 벨리 댄스처럼 현란하게 춤추는 한국 사회를 보여 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동의하든 안 하든 한국인 각자에게 자성의 시간을 주는 기사란 점이다. 우리의 정치인, 기업인 저명인사들이 결코 외계에서 날아 온 것이 아니다. 그들도 한국인 중 하나일 뿐이다. 정치인만 저급하고 기업인만 모리배인 것이 아니다. 신문지상에 오르는 그런 이들을 뽑고, 키우고, 사회지도층으로 받아 들인 우리 대중의 몫이 너무 크다는 자성을 위해 여기에 일부를 소개한다.

서울 --- 한국의 올 가을을 장식한 스캔들로 보아서는 한국인들은 부적절하다는 비난에서 아무도 온전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작부터 우울하다.) 한국의 가장 큰 기업인 삼성의 임원들은 정치인들, 검사들, 교수들, 언론인들을 사로 잡는 촉수를 갖는 뇌물 네트워크를 만들어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굳건하게 지키는 대통령 후보는 각종 혐의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 고상한 예술계에서 부처님을 모시는 절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저명인사들은 놀랍게도 성공을 위하여 학력을 위조하여 왔다는 오명도 쓰여 있다. 벨리 댄서조차 대학에서 강사 자리를 얻고자 자신의 학력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이번 달에 검찰이 기소된 것을 보아도 한국 사회가 온통 스캔들 덩어리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국에서는 생존을 위한 경쟁은 무자비하다. 윤리적은 것은 무시해도 된다. 경쟁에서 앞서고자 사람들은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한다. 그러다 보니 부패가 필연적이다. 한국인들은 모두가 각자 작은 사회를 만들고는 구성원끼리 서로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문화 속에 산다. 그 속에서 기득권층이 만들어지고 핏줄로, 학교 동문관계로, 출신지역 등으로 질긴 상호 협동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성공이라는 것에 매우 병적인 집착을 갖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은(행복한 성공인데도) 실패를 의미한다. 경제적으로 조용하게 살아가는 것은 참을 수 없는 후퇴로 본다. 한국사회는 과잉된 성과를 요구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신문을 펼치거나 TV를 켜면 끝도 없는 뇌물사건, 사기 사건, 영향력 과시 사건 부패 사건들을 접하고 있다. 스캔들은 한국 대선의 트레이드마크이다. 이번 대선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한국 세입기관의 수장은 내부적으로 66,000불을 현금으로 수뢰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대통령의 고위 정책보좌관은 서양예술사를 강의하도록 한 여성을 대학에 채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올 해 여름에 신정아라는 한 여성이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 그 결과 유명한 스님도, 저명한 건축가도, 유명한 만화가도 학력 고백을 하여야 했다.

벨리 댄서 안유진 정도는 이야기거리도 되지 못한다. 삼성 같은 거인의 부패 종합선물세트가 터지니 더욱 그러하다. (중략. 기사는 삼성 스캔들에 대하여 카톨릭 신부님들조차 나서고 있는 실정임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고 이런 저런 부패 이야기로 마냥 길다.)

한국의 재벌은 1960년대 군사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는 오랫동안 부패고리를 지속하여 왔다. 올 2월에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1000억 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검찰은 이 돈이 뇌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정 회장은 3년형을 선고 받았으나 한낱 사회봉사로 대체되었다.

이런 일들에 이제 한국인들은 결코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인들은 한국 사회에서 막강한 강자들을 상대로 그들의 자세한 비리 혐의를 들고 나오는 휘슬 블로우어(제보자)들의 적극적인 증가에 놀라고 있다. 과거 많은 한국인들은 이런 비리들은 늘 벌어져왔고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누군가 나서서 이런 것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 과거와 다른 차이이다. 그리고 이제는 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것들이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말 할 준비가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사는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세대간 차이가 크다. 지금의 기존 사고 방식으로는 한국은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가 없다. 젊은 세대들은 더 이상 과거의 사고방식을 답습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 것을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만 투명한 한국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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