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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餘白]리더십과 조직의 人和
[경제餘白]리더십과 조직의 人和
  • jcy
  • 승인 2008.07.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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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永哲 편집국 부국장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 고생했는데 가슴이 아프다.”

“쇠고기 파문으로 장관이 물러나는데 자리에 남아 있을 수 없었다.”

위의 말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격 경질된 최경중 전 차관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이렇게 표명했다.

아래 말은 한·미 쇠고기협상 수석대표였던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이 사표를 내며 상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내용이다. 민 차관보는 동료직원들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3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끝낸다고 생각하니 자꾸만 뒤 돌아 보게 되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후배 차관을 보내는 장관의 마음과 상관인 장관을 떠나보내는 차관보의 마음이 가슴 아프기는 한결같을 진데 상념이 아이러니하게 헷갈리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내각의 인사가 대폭에서 소폭으로 줄어든 불만에서도 아니고, 강 장관의 경제실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사회단체와 야권에서 봇물 쏟아지듯 터져 나오고 있어서도 아니다.

예부터 공조직 사회에선 人和라는 단어가 유용하게 쓰이며 통용되어 흐트러진 직장분위기를 바로 잡아주는 구심역할을 해 주었다. 또 한솥밥을 먹는 직장에선 인화는 선후배간 끌어주고 밀어주는 견인역할과 훈훈한 인심, 사랑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장관경질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대외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할기회를 다시 준 것이니만큼 열심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경제가 처한 상황은 심각하다. 환율은 매일 매일 요동을 치고, 주식시장은 연중최저치(코스피 지수 1533.47)를 기록했다. 투자여력도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한국경제의 유동성문제가 제기되면서 외환위기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려의 증폭은 민감한 주식시장에서 엿볼 수 있다. 외국인이 23일째 ‘셀 코리아’로 무려 6조3002억원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

이 같은 총체적 경제위기를 유임이라는 카드로 정면 돌파할 수 있을까.

경실련은 고유가 속에서 환율마저 끌어올려 물가급등을 야기 시킨 경제수장 강만수 장관을 교체하라고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경실련은 대통령의 재신임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4개월넘게 이끌어온 경제팀의 안이한 운용방식으로 볼 때 현재 위기상황을 해결할 능력에 회의감이 앞선다고 지적한다.

야권에선 장관을 유임시키고 차관에게 잘못된 환율정책의 책임을 물은 것은 ‘대리경질’이라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사실 유임은 됐지만 경제수장인 강 장관의 행보가 가시밭길이다. 고물가, 금융불안, 리더십과 신뢰상실 등 3각파도에 휩싸여 난국타파가 험난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내홍이다. 전폭적으로 신임했던 차관에게 책임을 묻고 자신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관에게 조직내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人和의 흐름이 조직내에서 도도히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모시던 장관이 쇠고기 파동으로 물러나게 되자 가슴아파하며 사표를 던진 농림식품부 차관보의 고별 글이 직장의 人和를 한껏 돋보이게 하며 아쉬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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