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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餘白] 쌀 직불금이 몰고온 공직사회 ‘칼바람’
[경제餘白] 쌀 직불금이 몰고온 공직사회 ‘칼바람’
  • jcy
  • 승인 2008.10.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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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永哲 편집국 부국장
   
 
 
‘쌀 직불금’문제로 공직사회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국무총리실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전수조사를 벌이도록 명했다.
여기에다 여야가 국정조사의 조속추진에 합의했다. 아무튼 쌀 직불금 부정수령자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족쇄 조사의 그물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

농민들은 “호미자루 구경 한번 안 해본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수년 동안 농민들에게 돌아갈 직불금을 가로채 갔다”고 뿔이 나 있다.
이처럼 사안에 대한 중요성은 심각한데 문제제시가 수년 동안 한 번도 제기되지 않았다. 사실 ‘쌀 직불금제도’는 국민들은 물론 농사를 짓는 농민들조차 잘 모르고 있다. 불과 보름 전 부정수령 의혹이 제기되고 언론에서 연일 문제제기를 함에 따라 알게 됐으니 농민들의 분노는 더 한다.

지난 10월1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감사원 감사자료 열람결과를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강 의원은 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 한해만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 부정하게 직불금을 수령해 간 사람이 28만명에 달하고 수령액만도 1683억 원, 이중 공무원이 4만여명이라고 폭로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고정직불금 수령자는 107만 6567명, 수령액은 7120억원이다. 또 수확기 쌀값을 조사한 뒤 추가로 지급되는 변동 직불금은 101만5513명에게 2791억 원이 지급돼 모두 합하면 1조원 대에 이른다.

이렇게 매년 쌀 직불금 수령에 재미를 붙인 공무원들 중 4급 이상만도 1만여명에 이른다. 올해도 신청건수가 예년과 비슷하다. 4급 이상 공무원 중 본인이나 배우자 이름으로 신청한 건수가 1000여건이고, 직계 존비속이 신청한 경우는 9000여건 이다. 분석결과 상당수가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돼 있는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특히 우리사회가 4급이상 공무원에게 높은 윤리의식을 요구하는 만큼 허위신청자에 대한 문책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쌀 직불금을 부정수령한 공무원과 정치인들은 대부분 법이 애매모호해 불법임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세부부칙 기준이 다소 미흡한 부분은 있다 해도 모법은 명확하게 적시돼 있다.

모법은 쪺쌀 직불금은 농업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에게 지급되어야 한다. 라고 정의돼 있다. 직불금제도에서 말하는 농업에 직접종사라는 개념은 자경농지 직접경작을 의미한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문제된 부분은 자경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것인데 억지주장에 불과하다.

‘농업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칭한 것은 농업이 주업이며, 이를 생계수단으로 삼는 순수 농민을 칭하는 뜻임이 명확하고, 주업이 공무원 또는 기업에 종사하는 직원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억지주장은 농민들에게 반감만 더한다는 걸 왜 모르나.

“형님, 쌀 직불금이 뭐요.”
“동상(동생)도 모르는데 나이 많은 나는 더 모르지.”
“인천 바다에 사이다가 떠도 꼽푸(컵)없으면 못 마시지.”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대부분인 농촌 농민들은 정보가 어두운데다 대리경작농이 많아 쌀 직불금제도를 몰라서 못타먹고 알아도 못타먹는다는 넋두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보에 어두운 농민들을 깨우쳐 손잡고 읍면동사무소를 찾아가 정부의 좋은 시책을 수혜 받도록 해야할 고위공직자나 지도층의 정치인들이 농민들의 몫을 가로채서야 될 말인가.

사정당국은 썩은 물을 오래둬서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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