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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묘한 지배구조 三星그룹 ‘쥐락펴락’
에버랜드, 묘한 지배구조 三星그룹 ‘쥐락펴락’
  • 정영철 기자
  • 승인 2013.09.2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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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그룹전체1%이지만 3남매 지분 42% 막강파워
財界, 2조규모 제일모직 패션사업인수에 비상한 관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이상야릇하고 묘하다. 그룹전체에서 매출비중 1%인 삼성에버랜드가 그룹전체를 쥐락펴락하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에버랜드가 지난 23일 매출 2조원 규모의 패션사업을 제일모직으로부터 인수한다는 발표가 있은 이후에 삼성맨들은 더욱 에버랜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 오너 3남매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약 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버랜드를 키워야 후계 승계 작업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삼성그룹 내에서 외형상으론 비교적 작은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은 약 3조원으로 그룹전체 매출의 1%수준이며, 직원 역시 5700여명으로 1%에 불과, 그룹의 25개 계열사 가운데 매출순위는 15위다. 하지만 삼성맨들은 "에버랜드가 작은 외형과 달리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막강하다"고 입을 모은다.
 
에버랜드가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상의 위치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는 최대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삼성화재·호텔신라·삼성증권의 주요 주주이며,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삼성테크윈·삼성SDI 지분을 20% 안팎씩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 때문에 에버랜드의 주인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버랜드는 보유 자산이 많은 알짜 기업으로도 평가받는다. 자본금은 125억원에 불과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 주식 3870만주를 포함해 4조원이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2조원이 넘는 이익 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다. 또 테마파크가 있는 용인시 포곡읍 일대 400여만평과 안양·가평·안성베네스트골프장 100여만평 등 전국에 500만평이 넘는 토지도 보유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특히 경기도로부터 관광단지로 지정된 용인시 포곡읍 일대에 장기적으로 호텔·콘도·식당가·쇼핑몰 등을 조성해 복합레저지구로 개발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현재 포곡읍 일대가 상당 부분 원형보전녹지로 지정돼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복합레저지구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에버랜드의 성장이 오너 3남매인 이재용(45)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43)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40) 제일모직 부사장의 후계 승계 작업과 직결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3남매가 장기적으로 계열사 분할 승계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에버랜드의 기업 가치를 키우거나 배당을 넉넉히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은 각각 8.37%씩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특히 에버랜드·삼성SDS·삼성자산운용 등 비(非)상장사 주식이 보유 중인 자산의 대부분인 동생들 입장에선 에버랜드의 성장이 더욱 절실하다. 증권가에선 이부진 사장이 보유한 자산 총액을 약 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이 사장이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신라 지분 25% 정도를 인수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서현 부사장의 보유 자산 총액은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 부사장의 승계가 유력한 제일기획 지분 17%를 사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 3남매가 모두 약 17%의 지분을 갖고 있는 SI(시스템 통합) 업체인 삼성SDS의 상장설(說)이 증권가에서 끊이지 않는 것도 승계 자금 마련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가 패션사업 부문을 전격 인수한 것도 외형 성장을 위해선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현재 E&A·FC·레저 등 3개의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E&A사업부는 건축·조경과 부동산 서비스 사업을, FC사업부는 단체 급식과 식자재 유통 사업을, 레저사업부는 테마파크와 골프장 사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사업부별 비중은 E&A 45.6%, FC 42.4%, 레저 12.0%였다.
 
올해 12월 연간 매출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 패션사업을 인수하면 단숨에 매출 5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해외 사업 추진을 통해 내수 기업에서도 탈피할 수 있게 된다.
 
에버랜드 고위관계자는 "패션사업 인수를 통해 패션사업을 중장기 성장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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