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법인세율 22%→25% 인상
- 미국 법인세율 35%→21% 인하 탓
- OECD 국가중 28개국이 단일세율 채택
- “4단계 법인세율 우리나라, 글로벌 흐름에 역행”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국내 상장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법인세부담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27.7% 증가한 반면 법인세부담 증가율은 49.3%에 이르러 기업의 법인세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한경연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이 연속으로 법인세비용과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에 흑자를 기록한 450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13.3조원 증가하는 동안 법인세부담이 5.3조원 증가해 영업이익 증가분의 39.8%가 법인세부담으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0.2조원(증가율 0.6%) 늘어난 반면, 법인세비용은 0.8조원(증가율 11.8%) 늘어나 영업이익이 정체수준임에도 법인세부담은 더 크게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2018년 상반기 한국 반기보고서와 미국 10-Q 연결손익계산서의 법인세부담 비중을 비교한 결과, 전기전자분야에 삼성전자의 법인세부담비중이 28%, 애플은 14%로 양 기업의 법인세부담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법인세부담 비중은 각각 23.8%와 24.0%였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현대차의 법인세 부담이 24.9%, 포드가 13.9%로 법인세부담 역전현상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한경연은 "한・미간 법인세부담의 역전이 지난해 한국의 법인세율이 22%에서 25%로 인상되고, 미국의 법인세율은 35%에서 21%로 인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인세율 인상 대상 기업의 법인세부담을 추정하기 위해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1500억원(연간 3000억원) 이상인 기업 5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33.3%였지만, 법인세비용은 58.5%로 부담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50개사에 늘어난 법인세비용은 5.2조원으로 전체 법인세비용 증가분인 5.3조원의 98.1%에 이른다.
한경연은 인상 대상이 아닌 나머지 상장사들은 영업이익이 0.1조 감소해 1.9% 낮아졌음에도, 법인세비용은 0.1조가 증가해 6.9% 높아졌다고 밝혔다.
홍성일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차이로 기업이 실제 부담하는 법인세액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상반기 연결손익계산서를 기반으로 한・미간 기업의 법인세부담률을 동일기준으로 산출해 비교한 것”이라고 발표 자료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대부분인 28개 나라가 단일 법인세율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지난해 법인세율을 3단계에서 4단계로 다단계화 한 것은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단계로 법인세를 부과하던 미국도 지난해 법인세율 인하하면서 단일세율을 채택했다"며 "현재 OECD 국가 중 4단계 법인세율을 부과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포르투갈 둘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