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식 간소하게 합시다" 직원들께 부탁도
- 부인 손 꼭 잡고 퇴임식 열린 예식장에 와서 "옛 생각 납니다!"
“여기가 예식장인데, 아내와 함께 들어오는데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26일 오전 10시 퇴임식에서 아내 얘기로 운을 뗀 양병수 대전지방국세청장의 얼굴은 미소가 완연했지만 눈이 빛났다. 과거를 회상할 때 회한에 젖은 그런 눈빛이었다.
1965년생으로 정년이 꽤 남았지만 후배들을 위해 퇴임의 길을 선택한 양 청장이기에 내심 아쉽고 서운할 법도 한 데 이날 양 서장의 퇴임 인사는 씩씩했다.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제 음력 생일입니다. 이날 저는 이제 국세청을 떠납니다.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양 청장은 “오늘 이 순간을 함께 해주는 여러분께 감사함을 보낸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일선의 세무를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대목에서는 살짝 눈이 젖어 보였다.
양 청장은 “어떤 외부통제 내부 감시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해석과 판단의지가 없을 수가 없죠.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국세청의 지난날을 회고하며 더 맑고 친절해진 오늘의 국세청 조직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다.
“항상 배우고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우리 인간입니다. 납세자 입장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양 청장은 한창 일할 연배지만 퇴임 후 당장 제 2의 인생을 밝힌 바 없다. 그런 그가 공직생활을 마치며 꺼낸 화두가 납세자다. 이쯤되면 독자들도 만감이 교차할 법 하다.
양 청장은 영화<보헤미안 랩소디>로 마무리했다.
“요즘 록그룹 퀸(Queen) 영화 이야기가 많습니다. 대표곡 ‘위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 아시지요? 대전국세청이 챔피언입니다. 대전청 파이팅!”
약속한 것도 아닌데, 양 청장이 파이팅을 외치자 퇴임식에 참석한 대전국세청 직원들도 따라서 “파이팅!”을 외쳤다. 몇몇 졸던 직원들이 깜작 놀랐다.
대전국세청 직원들은 당초 양 청장 퇴임식을 거하게(?)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양 청장은 “직원들 힘들게 하지 말라”고 지시, 간소하게 치렀다고 한다. 실제 간소했다.
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는 양청장에게 기자가 인사를 건넸다. “저 <NTN> 좋아합니다.”양 청장이 또 그 만감 교차 표정을 지어 보이자 차가 횡~ 출발했다. 기자 가슴도 일순간 횡~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