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퇴임 뒤에도 억대연봉을 받고 있는 퇴직 공무원들이 60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가장 많은 ‘억대 연봉 퇴직자’를 배출한 곳은 국세청이며, 전체 중 20%인 1362명이 억대 연봉을 받는 '전관'들이라는 조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소속 유성엽 의원(대안정치연대 대표)이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현재 각 부처별 공무원연금 월액 50% 정지자는 총 6099명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은 퇴직 공무원의 연금 외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연금 월액을 삭감하게 되는데, 최고 50%까지 삭감할 수 있다. 최고 삭감 수준에 이르려면, 퇴직 공무원의 연소득이 1억원을 넘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6099명의 각 부처 퇴직공무원이 억대연봉을 받고 있는 셈이다.

 억대연봉을 받는 전관 5명 중 1명은 국세청 출신으로 나타났다. 뒤 이어 법원이 543명으로 많았고, 부처 중에는 검찰청, 관세청, 경찰청 등 주로 사정기관 출신들이 주를 이뤘다.

유독 사정기관 출신 공무원 중 고액 연봉자가 많은 것은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는 전관예우 때문이라는 것이 유 의원의 설명이다. 

유 의원은 "실제 국세청의 경우, 공직퇴임 세무사들이 ‘xx지역 세무서장 출신’이라고 선전하며 세무사로 개업을 하거나 세무법인에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말에는 공직퇴임 세무사에 대한 ‘선전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기도 했으나, 실제 이 같은 금지사항이 지켜지는지 여부에 대한 단속은 전무한 상황이다.

유 의원은 “실력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공직에 몸담았다는 잇점을 이용해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각종 사정기관 출신들의 ‘전관예우’를 발본색원 해야만,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성엽 의원은 올해 변호사와 세무사에 관한 ‘전관예우 금지법’을 각각 발의, 법안들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와 기획재정위 등 소관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이승겸 기자 ori240@intn.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