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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에 과세, 종부세 입법 취지에 어긋나”
“상위 2%에 과세, 종부세 입법 취지에 어긋나”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6.2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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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집값 떨어져도 상위 2% 계속 과세는 부유세 논리” 비판
- 과세요건 ‘명확히’ ‘법정’해야 할 ‘조세법률주의’ 위반은 불명확해
- 주택양도소득 크기로 장기보유특별공제 차별, 합리적?…논란 소지

집권 여당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완화방안이 ‘조세법률주의’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침해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여당이 과거처럼 의석수로 입법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종부세의 경우, 헌법과 조세 전문가들은 “명백한 ‘조세법률주의’ 위반이 아니더라도 입법 취지에 반하는 부분이 뚜렷하고, 양도세 부분도 당초 입법 취지를 거스르는 측면이 있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이동기 세무사<br>(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이동기 세무사<br>(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이동기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전문위원(세무사)은 21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여당 안에 따르면, 그간 급등했던 주택가격이 추후 하락하더라도 상위 2% 내의 주택의 경우에는 계속 종부세를 내야 하는데, 그럼 종부세가 일종의 부유세가 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종부세 입법 목적은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부동산가격안정을 통해 지방재정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것인데, 부동산안정이라는 입법목적이 달성되더라도 계속 상위 2%에 대해 부과하는 것은 ‘부유세’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부세 입법목적을 달성했는데도 상위 2%에 대해 종부세를 계속 부과하는 것이 부유세 성격이라는 점이 인정된다면, 왜 주식이나 건물 등 다른 자산은 놔두고 유독 주택에 대해서만 부유세를 부과해야 하느냐의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에 따르면, 현재 유럽 국가 등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부유세’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액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비례적 또는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것으로 많은 재산을 가진 특정의 상위계층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국내 상위 법무법인 소속으로, 익명을 부탁한 조세전문 A변호사도 부동산가격 하락 때도 상위 2%에 대해 종부세를 계속 걷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A변호사는 21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집값이 떨어져도 공시지가 기준 상위 2%에 대해 계속 종부세를 걷는 것은 위헌 소지보다는 종부세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헌이 되려면 재산권 침해가 주된 문제로 부각돼야 하는데, 종부세 재산권 침해 문제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으로 결정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로 풀이됐다.

A변호사는 이와 함께 “납세의무자가 누구냐 하는가를 정할 때 법률에 그 기준이 명확하게 나와 있어야 예측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과세요건이 명확하고 법에서 정해야 한다는 ‘조세법률주의’의 핵심”이라며 “납세의무자를 상위 2%로 정하면 그 해에 내가 납세의무자가 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예측가능성이 떨어져 ‘조세법률주의’ 위반 얘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변호사는 다만 “(입법이 완성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명확히 ‘조세법률주의’ 위반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이런 입법 사례는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주택양도차익이 20억 원을 초과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을 40%에서 10%로 줄이는 내용이 포함된 점과 관련,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변호사는 “같은 1주택자라도 양도차익이 얼마냐에 따라 누진적으로 혜택을 차별화 하는 것은 입법자의 재량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장특공제 취지는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인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낮춰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부담을 늘리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세 부담 차이를 두는 게 입법재량이라고 하더라도, 주택 실소유자가 자기 집을 팔고 다른 데로 이전할 때 동일 조건의 1주택을 다시 취득할 수 있는 정도의 범위 이내에서 재량권이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주택에 대한 기준시가가 실제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시가대비 기준시가 비율편차가 커 국민 불만이 큰 데, 이런 기준시가 상위 비율을 토대로 과세대상 주택을 정하는 점도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이동기 위원은 “금액기준이 아닌 상대 비율기준으로 종부세 과세대상자를 정할 경우, ‘조세법률주의’ 위배 소지 이외에도 과세대상자 파악과 기준시가에 대한 이의제기 급증에 대응해야 하는 등 추가적 행정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제시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완화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공시가 현실화율 70%를 적용하면 종부세 부과 기준선은 13억원에서 16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오르게 된다. 개인별 전국 주택 공시가 합계액이 시가 16억원 이하인 사람 중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진다.

여당은 매년 6월1일 보유세 과세 기준일에 공시가 수준에 따른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선을 상위 2%로 정했다. 공시지가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기준선도 오르게 된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해선 현행대로 중과세율을 유지한다. 1주택 부부 공동명의자에 대한 보완방안은 아직 결정이 안 됐다.

양도세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비과세 기준선을 현행 실거래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다만 1주택자라도 과도한 양도차익이 있다면 형평 과세 차원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낮춰 적용하기로 했다.

여당 안 발표 직후부터 헌법과 조세 전문가들은 물론 세제 당국인 기획재정부도 여당의 안을 세법에 반영하기 쉽지 않다고 보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어 입법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김진표 부동산특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윤호중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김진표 부동산특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윤호중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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