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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칼럼] 이른 바 ‘똘똘한 한 채’의 역설
[국세칼럼] 이른 바 ‘똘똘한 한 채’의 역설
  •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2.10.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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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발표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피상속인 기준 상속세신고 인원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상 최근 몇 년 동안의 연간 사망자 수 또한 증가하고 있어서 얼핏 보면 상속세신고 인원의 증가는 사망자 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사망자 수 증가가 상속세신고 인원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연간 사망자 수와 상속세신고 인원의 변동내역을 보면, 연간 사망자 수는 2017년 285,534명, 2018년 298,820명, 2019년 295,110명, 2020년 304,948명, 2021년 317,800명으로 어떤 해는 전년 대비 사망자 수가 오히려 감소한 때도 있었고, 증가하는 경우에도 전년 대비 대략 3~4%의 증가율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비해 상속세신고 인원은 2017년 6,970명, 2018년 8,449명, 2019년 9,550명, 2020년 11,521명, 2021년 14,951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약 30%로 대략 매년 20%정도씩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연간 사망자 수의 증가 속도보다 상속세 신고 인원의 증가속도가 몇 배나 높은 것은 각종 상속공제한도가 고정된 상태에서 상속재산가액이 급격히 늘어난 탓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동안 배우자상속공제와 일괄공제만 적용해도 상속세를 전혀 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던 것이, 지난 정부에서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전례 없이 급등하면서 주택을 한 채만 보유하고 있다가 상속이 개시되어도 상속세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난 것이 상속세 신고 인원 급증의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에 금리인상과 주택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그동안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의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1세대 1주택에 대한 양도세나 종부세 등의 세금혜택과 교통이나 교육,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추어진 일부 지역의 입지여건을 감안할 때 이른 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인 것 같다.

개인이 부동산을 보유하다 처분해 양도차익이 발생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소득세법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주거 목적으로 한 세대가 집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가 양도할 때 이익이 났다고 해서 무조건 세금을 내야 한다면, 주택처분 대금에서 세금을 뺀 금액으로 다른 집을 구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주택의 규모를 줄여서 이사를 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불합리한 점을 방지하고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국내에서 1세대가 하나의 주택을 일정기간 이상 보유(거주기간 요건이 있는 경우에는 거주기간 요건도 충족)하다가 양도하는 경우에는 그 차익에 대해 원칙적으로 양도세를 비과세하고 있다. 

물론, 1세대 1주택에 해당되더라도 양도 당시의 실거래가액이 12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의 경우에는 양도소득금액 중 12억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이 각각 10년이 넘는 경우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액을 양도차익에서 공제할 수 있으므로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1세대 1주택의 양도의 경우 십 수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해도 양도세 납부액은 수 천만원에 불과하게 된다. 여기에다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에는 연령과 보유기간에 따라 종합부동산세도 큰 폭으로 공제를 준다. 

이렇듯 양도세나 종부세 혜택뿐만 아니라 거주하는 동안에도 자녀교육을 위한 교육환경이나 문화시설 등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서울 등 일부지역의 주택을 선호하는 이른 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쉬이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세전문가로서 실무를 하다보면 수익성만을 위해 ‘똘똘한 한 채’에 집중투자했다가 나중에 상속이나 증여를 하게 되면서 예기치 못한 세금문제와 재산분배 문제로 애로를 겪는 경우를 보면서 보유재산의 구성도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평가기준일인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현재의 시가에 따르도록 하고 있고,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면서 평가기간 이내의 기간 중에 매매·감정·수용·경매 또는 공매 등 시가로 인정되는 것과 매매사례가액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상속재산이나 증여재산에 대한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재산의 종류나 규모, 거래상황 등을 고려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하는데, 주택 등 부동산의 경우에는 고시가격으로 평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은 물건의 특성상 시가로 보는 매매사례가액이 있는 경우가 많아 주로 매매사례가액을 상속재산이나 증여재산의 시가로 보고 평가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상속재산가액이나 증여재산가액이 시장에서 형성되는 시세와 유사하게 평가되어 상속세나 증여세부담이 커지게 된다. 

그런데,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비해 토지나 일반 건물 등은 시가로 볼 수 있는 매매사례가액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감정평가를 하지 않으면 고시가격을 시가로 하여 상속재산이나 증여재산을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통상 부동산에 대한 고시가격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세보다 훨씬 낮게 책정돼 있는데, 토지나 일반 건물에 대한 시가를 알 수 없는 경우 보충적 방법인 고시가격으로 평가해 신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상속세나 증여세부담을 줄이게 된다. 

이렇듯 재산을 ‘똘똘한 한 채’인 고가의 아파트에 집중시켜 놓은 채 상속이나 증여가 발생하게 되면 시세가 반영된 매매사례가액으로 상속재산이나 증여재산을 평가하게 됨으로써, 같은 규모의 재산을 토지나 일반 건물로 분산해 보유하고 있다가 보충적 방법으로 평가해 상속세나 증여세를 계산하는 것에 비해 그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똘똘한 한 채’에 집중투자함으로써 발생하는 세금문제뿐만 아니라 상속재산의 분할문제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상속이 개시될 때 상속인으로 배우자와 여러 명의 자녀가 있는 경우 상속재산이 고가의 주택에 집중돼 있다 보면, 여러 종류의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보다 상속재산분할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실무를 하다보면 고가의 아파트 한 채가 상속재산의 거의 전부인 경우 상속인들 간의 이해관계의 불일치 및 상속으로 인한 다주택문제 등으로 인해 재산분할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특히 과거에는 상속이 개시되면 아들이나, 아들 중에서도 장남에게 더 많은 재산을 상속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딸 아들 구분 없이 각자의 법정 상속지분을 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면서 상속재산이 고가아파트 등 특정 자산에만 몰려 있는 경우 재산분할 문제로 인한 갈등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증여를 하는 경우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급상승하던 주택가격이 올 들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부동산 시장에서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투자수익성과 양도세나 종부세 절감을 위해 ‘똘똘한 한 채’에 집중투자했다가 나중에 발생하는 상속세나 증여세 문제와 재산분할 문제 등을 감안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재산을 적정하게 분산해 보유하는 것도 고민해 볼만하다할 것이다.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현)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
•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현)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우회 회장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국립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졸업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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