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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칼럼] 세무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국세 칼럼] 세무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3.07.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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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회장 선거에서 나타난 33표차 신승의 의미

6월이 지나갔다. 
세무사에게 임원선거가 있는 6월은 어느 달보다 관심이 많은 시기이다. 10수년간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해 놓은 선거결과를 지켜보는 것과 같은 선거과정을 여러 번 봐왔다. 이를 바꿔보고자 ‘기울어진 운동장’의 한계를 실감하면서도 고군분투해 온 이들에겐 이번 선거결과 33표차의 승리가 너무나 짜릿하면서도 묘한 여운을 남긴다. 

지금도 그 현장의 긴박했던 순간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진다. 당선자와 그 당선자를 지지했던 회원들은 역사를 새로 쓰는 막중한 책임을 느끼는 동시에 회원이 원하는 미래를 설계할 행복한 순간이 느껴졌을 것이다. 세무사에게 6월은 본연의 업무 그 이상의 중요한 시기임에 틀림이 없었다.

좋은 일에 축하란 아무리 넘쳐도 부족하지 않다. 승리의 결과물을 들어 올린 당선자의 그간 노고에 축하를 보낸다. 그리고 이러한 선거결과를 만들어준 회원들에게는 큰 고마움을 느낀다. 고마움은 새로운 당선자 탄생에 대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세무사회에 만연했던 회원의 무관심이 많이 사라지고 세무사회 문제점이 회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선거과정을 지켜본 1만5000 세무사들은 나름대로의 관전평을 내놓는다. 그 중 회원들의 관심을 촉발시킨 사건이 있었음에 주목하고 있다. 선거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9일 상임이사회와 이사회에서 「지방세무사회설치운영규정」(‘지방회 규정’이라 한다)의 개정안을 기습 상정해 회칙에 반하는 ‘지방회의 보궐선거를 없애는’ 지방회 규정을 개정한 것을 꼽는 회원들이 많다. 

이런 무소불위의 행위가 이번에도 그냥 지나가 버릴 것이라 믿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회원들은 세무사 자존심을 허무는 집행부의 직권남용에 반발하고 1인 시위와 단체시위를 이어갔다. 

지방회를 향한 세무사회의 근거 없는 점령 사태에 우려를 표명한 서울지방세무사회 역대 회장이자 고문들이 서울회 정기총회에 단체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방회장의 궐위 시 보궐선거를 없애고 부회장 중 연장자가 회장직을 승계하도록 하는 것은 세무사회 회칙 체계를 무너뜨리고 지방회의 존재를 말살하려는 의도였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세무사(회원)와 세무사회, 지방세무사회라는 기본 틀을 단번에 허물어 버리는 행위였다. 

회원 뜻 배반한 무리한 추진은 역풍 맞아, 과유불급(過猶不及) 안 돼

자신감에 찬 세무사회 집행부는 특정인을 회장 후보로 낙점하고 무리한 행보를 계속 이어 나갔다. 회칙에 명시된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는 지방회장의 보궐선거 기간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배려도 하지 않고, 오직 선거의 유불리만 따지는 무리수를 강행했다. 또 정상적인 보궐선거를 방해해 아예 보궐선거를 없애고 잔여임기에 관계없이 부회장 중 연장자가 회장을 승계한다는 해괴한 규정까지 만들고 말았다. 특정인을 서울회장으로 낙점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규정 개정으로 실행에 옮겼다. 

미리 서울회의 연대부회장 중 1명을 사퇴시키고, 서울회장 사퇴 직전에 1개월 연장자를 서울회 부회장으로 임명하고서 회장직을 사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늑장 사퇴로 인한 임시총회 개최와 예산낭비 지적을 회피하고자 이런 문제를 발생시킨 장본인은 사과 한마디가 없었다. 

이런 대혼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음에도 세무사회나 서울지방회도 사과 한마디 없이 회원을 무시하고 회칙에 반하는 규정개정을 강행하고 말았다. 원칙에 어긋나는 무리한 규정 개정이라는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집행부 다수를 차지한 측근들의 묻지마 찬성으로 일사천리 진행됐다. 회의 주인인 세무사들의 존재 이유를 망각해서일까?

전문가 집단의 자존심을 허문 행위는 많은 세무사들의 반발을 불렀고, 세무사회가 잘못돼 가고 있음을 느낀 세무사들을 중심으로 단체행동에 나섰다. 

6월 14일의 규정정상화 촉구 집회와 연대서명은 그동안 세무사회에 내재된 문제점을 노출하는 과정이 됐다. 칠순을 넘긴 역대 회장들이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시위 현장에 참석해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자존심을 허무는 행위에 참지 못하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또 일 년에 한번 있는 정기총회에 고문들은 참석을 보이콧했다. 오죽했으면 그랬겠는가. 세무사 자존심을 허문 세무사회에 대한 저항은 이렇듯 무섭게 확산됐고 전국 지방회로 전파됐으며 급기야 선거판을 뒤집었다. 

회원을 주인으로 생각하면 지지 얻고 성공할 수 있어

세무사회는 1만5000명의 회원을 거느린 커다란 단체이다. 회원을 대표하는 회장 등 집행부는 회원을 대신하고 회원의 뜻에 근거해 회무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동안 세무사회를 향한 내·외부의 우려 목소리는 특정인과 그를 중심한 특정세력에 모아졌다. 이번 세무사회장 선거 과정에서도 그런 우려의 장면이 많이 목격됐다. 다만 이번은 그런 특정인과 그 세력의 잘못된 행태에 회원들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고, 과거와 달리 공론화하는 과정을 밟는 발전적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시작으로 회원들의 주인의식은 날로 성숙해질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회원들의 요구를 대신 수행하는 회직자 입장에서는 그런 회원의 뜻을 잘 헤아려야 하며 번거롭더라도 정당한 절차를 거쳐 회무를 집행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정당한 절차가 주인의식을 북돋우며, 회원의 권리를 되찾아가는 기본 과정이기 때문이다. 회원의 뜻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야 회무 추진에 힘을 받을 수 있다. 

당선자 발표 때 세무사회장과 부회장 당선자는 회원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일회성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회원을 향한 기본적인 마음이 배어 나온 것으로 느껴져 회원들은 환호와 큰 박수로 화답했다. 

과거 10수년간 알게 모르게 회원의 자존심을 허문 상흔을 빨리 찾아내 회복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어 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집행부는 잘 수용해야 할 것이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그렇게 진행돼야 한다.

전문가 자존심은 참여 속에 굳건해져, 집행부에 관심 더 가져야  

순응의 논리가 항상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또는 어떤 단체나 마찬가지로 마지막 저지선은 있기 마련이고 이를 침범하는 경우는 저항하기 마련이다. 쉽게 말해 최후의 보루는 지키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것이 보편적 진리이다. 

마지막 자존심은 어떻게라도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 집단인 세무사는 개인과 직업의 자존감은 어떻게라도 지키려고 한다. 이것이 세무사로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단편선에서 대표작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발표하고 많은 인기를 거두었다. 유명한 작품이라 한 두 번씩은 읽어봐 내용도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한다. 회원의 관심과 사랑이 있을 때 집행부는 회원을 향해 더 굳건하게 자존심을 지키는 행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제 ‘세무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모두가 답을 할 수 있을 만큼 세무사들은 살아 왔고 충분한 분별력도 갖췄다고 본다. 

곧 세무사회 새 집행부가 구성돼 출발한다. 회원은 참여로 권리를 보장받고 집행부는 회원을 사랑으로 보호하는 아름다운 공동체 조직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새 집행부가 전문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선봉장이 되도록 응원을 보낸다.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 세무법인 윈윈 대표       
• 국세동우회 자원봉사단 부단장
• 대한세무학회 부학회장   
•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 전)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 
• 전)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 국립세무대학 2회 졸업 
• 경희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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