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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칼럼] 자영업자의 납세협력 비용, 견딜만한가
[국세 칼럼] 자영업자의 납세협력 비용, 견딜만한가
  • 박인목 논설위원(세무사, 경영학박사)
  • 승인 2023.08.01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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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목 논설위원(세무사, 경영학박사)

자주 이용하던 동네 편의점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때문에 매출은 줄었다는 푸념을 들은 건 한참 전인데, 그래도 꽤나 버텼다. 매달 내는 임대료도 큰 부담이었고, 인건비 상승 때문에 직원을 한 명 줄였는데도 결국 폐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자영업 위기는 뿌리가 깊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중 자영업자 비율이 25%를 넘을 정도로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다. 5년 생존율 30%라는 암울한 지표에도 중장년들은 오늘도 알토란같은 퇴직금으로 치킨집, 골목식당을 차린다. 동네 편의점 사장도 그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견 건설사를 다니던 남편이 회사를 나왔다. 그때 남편의 나이 40대 초반, 아이 셋에 연로한 부모님도 부양해야 하는 처지였었고, 고심 끝에 선택한 것이 편의점이었다.

□ 영세 자영업자의 세금 일지

영세 자영업자들은 소규모 자본에 영업 노하우는 물론 세금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기가 십상이다. 그중에서도 세금 문제는 자칫 등한시하다가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맞닥뜨리는 세금업무를 정리해 본다.

먼저, 부가가치세는 자영업자가 상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가가치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것이다.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세금계산서 또는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어야 하므로 까탈스러운 점이 많다.

매출액에서 부가세 공제 대상 금액(매입금액, 재료비 등)을 제외한 차액을 계산해서 이를 국세청에 신고·납부 한다. 자영업자의 경우 1년에 두 번(1월과 7월)씩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 한다.

다음으로 개인 자영업자들은 1년 동안의 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을 합쳐 종합소득세를 신고· 납부하며, 납부할 세금이 없더라도 신고는 해야 한다. 종합소득세는 가능한 많은 경비 지출 내용을 증명할수록 세금을 아낄 수 있다.

경비로 인정하는 항목은 매입비용, 인건비, 임차료 등이다. 세금계산서, 계산서, 신용카드 전표, 현금영수증 등을 갖춰야만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 사업 규모가 크지 않으면 가계부처럼 쉽게 쓸 수 있는 간편장부를, 일정규모 이상이라면 복식부기를 작성해야 한다. 간편장부 대상 개인사업자가 복식부기를 써 세금을 신고한다면 해당 세액의 20%를 공제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복식부기 의무자가 장부를 쓰지 않으면 가산세를 내야 한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증빙자료도 빠짐없이 챙겨야 한다. 기한 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납부세액의 20%를, 허위증빙 등을 신고한 부정행위자는 납부세액의 40%를 가산세로 내야 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 외에도 지방소득세와 자영업자가 지방세를 납부할 때 추가로 부과되는 세금으로 교육세가 있다. 자영업자가 사업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재산세·주민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이렇듯 영세 자영업자에게 “세금”은 가장 신경 써야 할 사안이 아닐 수 없다.

□ 또 하나의 세금, 납세협력 비용

자영업자에게는 납세협력비용이라는 또 하나의 세금이 있다. 납세협력비용이란 “세금 자체를 제외하고 납세자가 부담하는 경제적·시간적 제반 비용, 예컨대 세금 신고를 위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비용에서부터 외부 세무전문가에 감수·자문 의뢰비, 세금신고서 작성에 든 인건비, 일선 세무창구에서 세금을 내기 위해 기다린 시간에 대한 비용 등”을 말한다.

자영업자가 사업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지출경비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인건비다. 따라서 인건비 지출액을 세법에서 인정하는 적법한 과정에 의해 장부에 반영하고, 경비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사업과 관련해 지출되는 인건비는 근로자를 고용함에 따른 원천징수 대상과 프리랜서 계약에 의한 사업소득 형태로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사업자가 진행해야 할 세무 처리 과정은 원천세 신고와 지급명세서 제출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는 원천징수 대상 근로소득(또는 사업소득)을 지급하면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익월 10일까지 세무서에 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는 원천징수 대상 지급액과 세액이 기재된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를 세무서에 제출해야 하고, 이때 ‘지급명세서’를 함께 제출할 의무도 발생한다.

이때 제출하는 지급명세서의 현행 제출기한은 간이지급명세서를 근로소득의 경우 그 소득 지급일이 속하는 반기 중 마지막 달의 익월 말일까지, 원천징수 대상 사업소득의 경우 그 소득 지급일이 속하는 달의 익월 말일까지다.

□ 간이지급명세서 제출주기 단축…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다

간이지급명세서란 소득을 지급하는 원천징수의무자가 개인별 인적사항, 소득금액 등을 기재해 국세청에 제출하는 서류이다. 결정세액, 세액공제 등을 반영해 연 1회 제출하는 지급명세서와는 별개로, 총지급액, 원천징수세액 등만 작성해 제출한다.

정부는 그동안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지원을 위해 간이지급명세서 제출주기를 지속적으로 단축해 왔다. 2019년에 근로장려금 반기별 지급을 위해 원천징수대상 사업소득·상용근로소득에 대한 간이지급명세서 반기별 제출을 의무화했고, 2021년 7월부터는 일용근로소득 지급명세서 제출기한을 분기(3개월)별 제출에서 매월 제출로, 사업소득에 대한 간이지급명세서는 반기(6개월)별 제출에서 매월 제출로 각각 변경시켰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근로소득에 대한 간이지급명세서를 내년(2024년) 1월부터는 매월 제출로 개정하였다.

간이지급명세서란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새로 부여된 납세협력 의무다. 소득자 종류별로 관련 서식 명칭조차도 비슷해서 혼란스럽다. 원천징수 대상 소득의 원천징수 내용을 이자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퇴직소득 등 소득별로 집계하여 국세청에 제출하는 지급명세서를 작성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전문가인 세무사도 실수로 제출기한을 놓치거나 빠뜨릴 수도 있는데 영세한 자영업자가 본업을 하면서 숙지해서 작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 큰 문제는 2024년부터 매월 제출로 제출주기가 연 2회에서 12회로 늘어난다면 업무가 6배로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납세협력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영세 자영업자는 본업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납세협력 의무인데도 지나치게 가혹한 가산세 규정

현행 세법은 원천징수 납부의무 및 지급명세서 제출의무가 이행되지 않는 경우 가산세라는 불이익을 규정하고 있다. 원천징수 의무자가 원천징수해야 할 세액을 정해진 기간에 납부하지 않거나 미달 납부한 경우 지연 납부 기간에 따라 일수 계산된 납부지연가산세가 발생한다.

지급명세서를 기한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미제출 지급금액의 1%를 가산세로 부과한다(단, 제출기한이 지난 후 3개월내에 제출하는 경우 0.5%). 또한, 간이지급명세서의 경우 제출하지 않은 지급금액의 0.25%이다. 단, 제출기한이 지난 후 3개월(사업소득에 대한 간이지급명세서의 경우는 1개월) 내에 제출하는 경우는 지급금액의 0.125%로 한다.

또 제출된 지급명세서 등이 불분명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기재된 지급금액이 사실과 다른 경우에는 불분명하거나 사실과 다른 지급금액의 1%(단, 일용근로소득에 대한 지급명세서의 경우 0.25%)를, 간이지급명세서의 불분명하거나 사실과 다른 경우 지급금액의 0.25%를 가산세로 납부해야 한다.

이와 같은 지급명세서 관련 가산세는 요율이 낮아 보일 수 있으나, 지급금액이 고액인 경우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부담이 상당해진다. 잦은 개정으로 제출기한도 착오하기 쉬운 만큼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납세협력 의무를 납세자에게 부여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본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과도한 의무를 지우는 것은 공평 과세 차원에서도 옳지 않다고 본다.

정부 정책상 필요한 제도라 하더라도 국가는 그 협력자가 행한 정상적인 원천징수 및 납부 이행에는 당연시하고 업무수행의 착오 또는 미이행의 경우에는 의무를 불이행하였음을 이유로 그 협력자에게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성실한 협력의무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국세청 발표(2013년 10월 16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수대비 납세협력비용은 국세청 소관 총 세수의 5.5% 수준으로 파악되었다. 세수대비 납세협력비용의 비율은 소득세가 9% 정도로 다른 세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되었다고 한다. 이는 사업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사업자의 납세협력비용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를 중점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국세청이 2007년 이후 4차에 걸쳐 납세협력비용 측정을 하면서 납세협력비용 축소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제대로 된 방향이라고 본다.

다만, 납세협력비용을 줄이는 노력 못지않게 새로운 납세협력비용을 만들지 않도록 세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 과도한 가산세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 과도한 가산세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수용하는 납세자에게 최소한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박인목 논설위원>

• 국세청 국장 명예퇴직  
• 세무사(세무법인 정담 대표) 
• 경영학박사 
• 수필가   
• 가천대 대학원 겸임교수 
• 서울세무사회 자문위원장  
• (사)건강사회운동본부 감사


박인목 논설위원(세무사,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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