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1천388억원 배당…"배당 성향 50%로 유지"
사회공헌비 지출, 순익의 2∼3% 불과…서민 대출 공급 소극적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약 3천900억원의 배당금을 본국에 송금하기로 했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주주와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배당금이 사실상 전액 본사로 보내진다는 점에서 '국부 유출' 논란이 매년 반복됐다.
특히 외국계 은행들은 고금리 시기 손쉽게 돈을 벌면서도 국내 은행보다 사회공헌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5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SC제일은행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2천억원의 중간배당을 한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잠정)이 전년보다 10.1% 줄어든 3천506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따른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약 71.31%에 이른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20년 490억원, 2021년 800억원, 2022년 1천600억원을 배당했다.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10% 넘게 줄었는데도, 배당금은 1.5배로 늘린 셈이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약 1천388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배당을 확정한 뒤 4월 중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배당 성향은 전년과 같은 50%로 유지됐다.
국내 금융지주 배당률이 통상 30%에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모두 배당 성향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국씨티은행은 2020년 465억원, 2022년 732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으로 인해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하지 않았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배당금은 지분 구조상 전액 본사로 보내진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미국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했으며, 지분율은 99.98%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국내에서 영업하면서도, 사회공헌에는 인색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약 107억원이었다. 2022년 순이익(4천625억원) 대비 비중은 2.32%다.
단순히 금액만 놓고 보면, SC제일은행보다 자산·순익 규모가 모두 작은 광주은행(320억원), 대구은행(300억원), 경남은행(243억원), 전북은행(192억원)보다도 지출액이 적었다.
한국씨티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액은 75억원으로, 순이익 대비 비중은 3.62%다.
주요 시중은행(SC, 씨티 제외)과 지방은행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 지출액 비중은 6.84∼11.17% 수준이었다.
SC제일은행은 서민 대출 공급에도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SC제일은행의 사회책임 금융(새희망홀씨, 햇살론15, 햇살론유스, 햇살론뱅크) 공급액은 49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하면 시중은행 중 최저수준일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323410](853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지난 2021년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하면서 공급액이 없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023년 회계 결산 결과, 자본효율성 향상 필요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충분한 손실 흡수력과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도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두배 가까이 향상됐고 자본 비율이 지속해 증가했다"며 "BIS 자기자본비율 등 국내외 규제 기준과 당행의 재무적 안정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