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이 10%만 추가로 소비하면 새로운 일자리 16만개가 창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우리사회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해답이 결국은 부자들이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결론을 재입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소득계층별 소비여력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06~2012년 사이 고소득층 가구가 소비여력 중에서 10%를 추가로 소비했을 경우 16만8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GDP(국내총생산)는 7조2000억원 늘어났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고소득층을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 순위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의 150% 이상을 벌어들이는 가구라고 정의했다. 이런 고소득층은 전체 가구의 18.5%(1624만 가구 중 303만 가구)이지만 전체 소비여력(벌어들인 돈 중에서 쓰고 남은 돈)의 비중은 55%에 달한다. 부자들이 돈을 더 쓸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만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2006~2012년 사이 매년 고소득층이 10%를 추가로 썼다고 가정하고 한국은행이 만든 부가가치 유발계수와 취업 유발계수를 적용해 해마다 일자리 창출 및 GDP 증가 효과를 계산했다.
2012년 기준으로 고소득층의 소비여력은 가구당 264만원에 달하는데, 그중 10%인 26만4000원만 추가로 소비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선순환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이 연구원 측 주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고소득층이 주택 구입이나 문화 서비스 이용 등 국내에서 씀씀이를 줄이는 대신 해외여행비나 자녀의 해외 유학비 등 외국에서 쓰는 돈을 늘리고 있어서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소비여력이 충분한 고소득층의 지출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