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표준지 공시지가가 2009년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토지 소유자들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의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가격을 조사한 결과 작년보다 평균 3.64% 상승했다고 20일 밝혔다. 표준지는 전국의 땅 3158만 필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으려고 선별한 표본이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13년도의 상승률(2.70%)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이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표준지 공시지가가 하락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2009년 1.4% 떨어진 표준지 공시지가는 2010년 2.5%, 2011년 2.0%, 2012년 3.1%, 2013년 2.7% 등으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와 더불어 세종시, 혁신도시, 경북 예천(경북도청 이전지), 경남 거제(해양관광단지 개발) 등 개발사업지역의 토지 수요 증가, 지역 간 공시가격 불균형성 해소를 위한 노력 등이 복합된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권역별 상승률을 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3.11%, 광역시(인천시 제외)가 4.77%, 수도권·광역시를 제외한 시·군이 5.33% 올랐다.
시·도별로는 세종시가 18.12%로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울산(9.71%), 경남(6.86%), 경북(6.62%), 전남(5.22%) 등 11개 시·도의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이에 비해 광주(1.40%), 인천(1.88%), 대전(2.68%) 등 6곳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수도권보다 시·군 등 지방으로 갈수록 가격 상승폭이 컸다. 울릉(26.30%), 세종, 울산 등 개발사업이 활발한 일부 지역의 높은 상승률에 힘입은 것이다.
시·군·구별로는 전국 평균을 웃돈 곳이 135곳, 평균보다 낮은 곳이 114곳이었다. 광주 동구(-2.10%)와 인천 중구(-0.62%) 2곳은 시·군·구 중 유일하게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시·군·구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보인 곳은 경북 울릉이었고 전남 나주(19.79%), 세종시, 경북 예천(17.84%), 경북 청도(14.89%)가 그 뒤를 이었다.
가격별로 보면 표준지 50만 필지 중 1㎡당 1만원 미만인 땅이 14만1360필지(28.3%), 1만원 이상∼10만원 미만인 땅이 17만2907필지(34.6%)로 10만원 미만인 땅의 비중이 62.9%였다.
또 혁신도시들은 평균 11.16% 올랐고 경북·충남 등 도청 이전지역은 4.55%, 지역주민 소득이 수도권보다 높은 포양·광양 등 강소도시는 4.44% 상승해 평균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21일 정부 관보에 실리며 국토부 홈페이지(www.molit.go.kr) 또는 토지가 소재한 시·군·구의 민원실에서 다음 달 24일까지 열람할 수 있으며, 공시가격 산정에 불만이 있는 토지 소유주는 이 기간 시·군·구 민원실과 국토부 홈페이지를 통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한편 국토부는 접수된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중앙부동산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4월 14일 최종 결과를 공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