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8:37 (금)
3면 국순당 배중호 사장 대담
3면 국순당 배중호 사장 대담
  • 승인 2006.06.14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순당, 배중호 사장 대담>
“전통 술, 급변하는 시장 변화 ‘점프 업’ 계기 삼아야”
‘백세주’, 전통 술 시장 확대 기폭제 역할...보람 커
‘질’ 추구하는 고객 취향 맞춰 고품질 ‘가시오가피주’ 곧 출시
‘술을 빚기 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 국순당 경영의 원천

우리 전통 술 시장에서 국순당 ‘백세주’의 탄생은 한마디로 가능성을 일깨워 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지난 92년 5월. 모방할 수 없는 품질을 기반으로 첫 출고된 ‘백세주’는 “가양주(家釀酒) 수준을 벗어 날 수 없다”는 전통 술 시장의 관념을 넘어 ‘산업’과 ‘문화’의 세계로 전통 술을 이끌었다. 외래주 홍수 속에서 막걸리마저 ‘외면’ 속에서 아픔을 겪던 당시 ‘백세주’는 애주가들의 ‘고향’같은 존재였다.
‘백세주’가 15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즘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 ‘백세주’가 전통 술 르네상스의 대문(大門)을 열었다면 지금은 큰 마당을 펼 차례다. 이에 본지는 국세청 개청 40주년의 의미까지 담고 있는 ‘대한민국 주류박람회’를 맞아 전통 술 대표기업 국순당 배중호 사장(53)을 만났다.(편집자 주)

삼성동 국순당 사옥 7층 배중호 사장의 집무실은 깔끔했다. 단정한 인테리어에 천연소재(大麻 소재를 베틀로 짠 디자인)커튼이 국순당이 추구하는 정신을 물씬 풍기게 한다. 조용한 성격에 원칙을 중시하는 스타일 그대로 배 사장은 수수하게 말문을 열었다.

-‘백세주’ 출시가 15년을 향하고 있습니다. 전통 술 시장을 선도해 오고 계신데 우선 우리 전통 술 시장의 환경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단지 전통 술 시장뿐 아니라 경제 전반적인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데다, 생활 시스템 면에서도 주 5일제 근무 등 생활 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 것 역시 시대적 변화인데 ‘탓’할 것이 아니고 수용해야 할 과제입니다. 감안하고, 딛고 가야지요. 이런 환경을 정확히 인정하는 속에서 전통 술 시장이 활로를 모색해야 합니다. 솔직히 최근의 변화는 속도 면에서 무척 빠르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백세주’가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우리 전통 술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백세주’가 전통 술 업계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신다면.

“우선 약주인 ‘백세주’가 제품력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면서 전통 술 ‘붐’이 인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통 술 시장의 활력을 열었고, 다양한 제품의 전통 술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업계 측면에서는 분명 ‘발전’이지요. 전통 술이라는 잠재적 에너지에 ‘백세주’가 불을 붙인 의미가 있다고 할까요.”

-현 단계에서 전통 술이 추구해야 할 꼭 필요한 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역시 변화에 대한 대응이겠지요. 경제환경이 바뀌고, 시장이 바뀌고, 고객의 취향이 변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주류업계가 맞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다시 ‘점프 업’을 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통 술도 여기에 맞게 변화를 줘야 합니다. 실제로 고객들은 이제 ‘양’에서 ‘질’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패러다임에 맞는 제품개발과 마케팅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단지 양적으로 또는 가격적인 면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전통 술의 경우 투자와 개발이 병행된다면 우수한 제품력으로 탄생할 ‘감춰진 술’이 많이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제품력으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여건’입니다.

“물론입니다. 아무리 좋은 원천을 갖고 있다고 해도 상품성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어렵습니다. 저희는 우수한 농민주와 연계해 우수한 우리 술도 살리고 농가소득도 올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정선의 가시오가피주를 적극 개발하고 있습니다. 각종 분석과 개발기술, 마케팅, 디자인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정선 가시오가피주는 참 우수한 술입니다. 특별히 오가피 열매인 ‘오가자’를 사용하는데 효능이 아주 뛰어납니다. 곧 출시할 예정입니다.”

-전통 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전통’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어의적(語意的) 전통’과 ‘현대적(現代的) 전통’에 대한 개념이 자주 거론됩니다.

“각기 다른 관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전통은 단지 과거 회귀만을 의미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옛 것을 근본 바탕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전통의 의미가 아닐까요. 흔히 전통이라고 하면 ‘옛 것 그대로’를 생각하는데 실제로 옛 것 그대로로는 살아남기 어렵지 않습니까. 전통의 진정한 의미는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의 전통은 창조돼 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백세주’는 전통 술이면서 병과 전용 술잔 등 디자인 면에서도 고객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신제품 ‘별’의 디자인도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전통 술이라고 옛날 방식의 포장만 고집해서는 안 되지요. ‘백세주’는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자의 형상에서 디자인을 고안했고, 술잔은 백세주 병 목 부분을 잘라 뒤집어 놓은 것입니다. 지루하지 않은, 일체감을 고려한 디자인 콘셉트였습니다. ‘별’의 경우도 고객 타깃을 고려한 감각적 이미지를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전통 술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꼭 간직하시는 것이 있다면.

“ ‘술을 빚기 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늘 간직하고 있습니다. 원료에서부터 제조방법, 그리고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술은 사람을 생각하며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 모든 곳에 이 정신이 스미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중호 사장은...>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지만 일에 관한한 과감한 추진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지녔다. 현실감 있는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판단이 내려지면 집중력을 발휘하는 특유의 강점을 갖고 있다.
“원칙을 지키고, 정도경영과 투명경영으로 회사를 운영해 궁극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53년생으로 용산고와 연세대 생화학과를 나왔다. 롯데상사에서 무역업무를 맡기도 했으며 80년 당시 부친인 우곡 배상면 회장이 운영하는 (주)배한산업(국순당 전신) 부설연구소장을 맡으며 전공을 살렸고(?)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주류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92년 백세주 출시와 함께 상호도 (주)국순당으로 바꿨으며 이때부터 주류업계의 전설(?)로 남은 ‘백세주 마케팅’을 진두지휘했다. 양조업에 평생을 바치는 배상면 회장의 장남으로 자연스럽고 체계적으로 양조업을 체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부인 석영호씨와의 사이에 1남1녀.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