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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비자금조성 금융당국이 못막나
차명·비자금조성 금융당국이 못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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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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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확인 가장 좋은 방법은 금융권의 협조"

안창남 교수가 들려주는 비자금 문제점과 대책
최근 비자금 문제로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비자금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일 것이다. 비자금을 사용하여 관공서에 뇌물을 주는 경우와 그렇지 아니(못)한 경우, 그 결과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부정입학이 있다면, 정당한 실력을 갖춘 학생이 대학교에 입학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서,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그만큼 인적자원의 손실 및 낭비가 발생하여, 사회 전체적으로 짐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해외경쟁입찰에서 한국에 번번이 패배한 미국이나 EU국가가 그 과정을 살펴보고는 한국정부에 대해 법인세법상 뇌물은 손금불산입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그들이 보기에는 자기들은 자국의 뇌물공여방지법에 따라 외국공무원에게 뇌물을 주주 못했는데, 한국기업이 해외 공사 발주업체에 뇌물을 주어서 수주를 했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웃어넘기기에는 뭔가 씁쓸한 구석이 있다.

그러나 비자금이 반드시 나쁜 것(?) 만은 아니다. 무슨 생뚱한 얘기는 하냐고 핀잔을 할지 몰라도, 사회가 너무 규정을 따지고 있으니, 무슨 사업을 하려고 하면 온갖 행정규제에 묶여서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시킬 수 없는 경우, 적정한 뇌물로 이와 같은 동맥경화에 걸린 것 같은 행정절차를 뚫어서 사업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패의 미학(?)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 우스갯소리이고 풍자적이며 비유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비자금은 어떻게 조성이 될까? 이미 세무전문지나 경영전문지에서는 그 원천을 잘 적시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청업체와 거래가격 조작, 임금 과다계상, 이전가격조작, 가지급금 이용 등 언뜻 보면 절세 같기도 하고 조세회피 같기도 한 방법을 동원하거나 아예 내놓고 가짜 세금계산서를 이용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법에 규정된 세금을 내지 않고 마련된 재원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과세당국의 추징과 처벌은 당연한 것이다. 특히 차명계좌이용 등은 세법뿐만 아니라 금융실명법 위반 등으로 가중처벌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세금을 납부하고 난 뒤의 재원으로 비자금을 만들어서 사용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작금 문제가 되고 있는 T 그룹이나 H 그룹의 경우, 만일 이들 그룹이 법인세를 납부하고 난 뒤, 그 재원으로 대주주에게 배당을 하고, 그 주주는 배당소득세를 납부하고 난 뒤의 자금을 비자금형식으로 가지고 있다가 로비를 했다면 과연 어떠했을까? 과세관청이 관여할 여지가 없다.

아니면, 적절한 제3자를 개입시키는 방법도 있다. 특수관계자가 아닌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에게 용역을 발주하고 그 대가를 높게 책정하게 한 뒤, 해당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이 아예 수입으로 계상을 하고 법인세를 납부하고 난 뒤, 그 금액으로 관공서에게 로비를 하는 고단위(?) 수법도 있다. 이때 뇌물공여자는 누구인가? 기업인가 아니면 제3자인 법무법인 또는 회계법인 인가?

과세관청은 비자금 사건이 있을 때마다 세무조사능력과 그 뒤의 깔끔하지 못한 사후처리 때문에 욕을 뒤집어쓰곤 한다. 이번 모 그룹의 경우도 비자금을 발견했으면, 관련 법 규정에 따라서 검찰에 고발했으면 될 일이다. 고발한다고 해서 모두 다 처벌받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무혐의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왜 그것까지 세무공무원이 고려를 하여야 하나.
언제부터인가 과세관청의 공무원이 세무공무원이 아닌 외교관(?)인 듯한 행세를 하고 있다. 아마도 납세자 권리보호가 시작된 이후라고 본다. 그러나 과세관청의 존재목적은 세무조사와 징수를 하며, 성실한 납세자는 최선을 다해 보호하고 악의의 납세자는 법에 따라 징수하고 처벌하는데 있는데 있다.
납세자의 권리보장도 성실한 납세자에게만 해당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비자금을 조성한 기업은 성실했다? 그것도 금액이 수백억 원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편, 일반시민의 기대치는 높아서 세무조사를 한다면 비자금 사건이 다 해결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세무조사를 한다고 하여 그 기업의 회계 진실을 100% 인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비자금이 외국과의 거래를 통해 조성된 경우에는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하다. 최근 조세피난처나 스위스 등과 조세정보교환 협정체결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가 국제적인 압력에 굴복하여 마지못해 협조하는 듯하나, 실제로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보교환을 통해서 비자금의 전모를 밝히는 것은 시간도 걸리고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비자금방지 대책의 출발점은 과세관청이 아니라 금융권이 되어야 한다. 비자금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은행권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 비자금 조성자의 차명계좌이든 아니면 뇌물수수자의 은행계좌로 오거나 거치지 아니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였다거나 미술품이나 골동품을 증여받았다고 해도, 대부분 몇 년이 흐르면 현금화하게 될 것이다.

비자금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무조사가 아니라 금융권의 협조이다. 자금세탁방지를 강화하여 금융기관이 금융정보분석원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기준금액을 완화하고, 과세관청의 납세자의 금융거래 정보 접근권을 현재보다 대폭 확대하여야 하며, 특히 현금거래의 경우에는 대부분 보고토록하고 그 내용을 과세관청도 공유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아울러 합의차명계좌의 신설을 금지토록 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EU국가의 경우,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별로 금액이 큰 것도 아닌데, 의심쩍은 현금거래가 있을 경우, 과세관청에서 그 자료에 대해 소명하라는 통지를 받고 해명이 되지 않는 다면 해당 소득세 추징은 물론 검찰에 소환되어 처벌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주장을 하면서도 맘이 편하지 않는 구석이 있다. 은행과 은행원이 세무공무원도 아닌데, 검은 거래 인지 파악하여야 하고 과세관청에 통지하여야 하며, 아울러 검찰공무원도 아닌데 검은 돈인지를 알아야 하는 점이다. 그런데 미국 등 선진국가 들이 이렇게 은행과 은행원의 협조아래 비자금 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니, 우리인들 어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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