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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세청 사람들의 早進早退症(조진조퇴증)
[칼럼] 국세청 사람들의 早進早退症(조진조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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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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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 심재형(NTN 주필)
   
 
 
국세청이 지난 며칠간 어수선한 가운데 새 수장(首長)을 맞았다. 이주성 전임 청장의 돌연한 사임은 세정가는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임이 분명했다. 이번 처럼 전격적으로 국세행정 총수가 바뀌기는 개청 이래 초유의 사태 일뿐만 아니라 내부 분위기가 이처럼 흔들린 적도 일찍이 없어 왔던 터다. 그동안 조직의 일사불란을 자랑하던 국세청이 호되게 홍역을 치룬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전군표 차장이 국세청장으로 승진 내정 됨으로서 청내 분위기는 빠르게 안정을 되찿고 있다.

최근의 인사패턴 너무나 숨 가빠

전 내정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향후 세정운영 기조에 대해 몇가지 골격을 밝혔다. 그는 특히 정치적 세무조사는 절대 하지않을 것이며 고소득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따뜻한 세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인사행정 운용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발탁인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겠지만 편견에 따른 인사는 결코 없을 것이며 배려는 하되 이른바 지역안배 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의 국세청장 내정이) 생각보다 빨리 왔고 주어진 일이 많아 어깨가 무겁다면서 일단의 소회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 내정자의 말대로 최근의 국세청 인사 패턴은 조진조퇴(早進早退)로 치닫는 느낌이다. 때론 조직의 안정성면에 우려가 될 정도로 국세청 고위직에 대한 보직 인사가 단기(短期) 위주로 그 운용 기조가 바뀌고 있다. 좀 과장을 한다면 국세청의 일부 고위직 자리는 '맛만 보는(?)' 속성(速成) 코스가 돼 버린 지 오래다. 승진적체가 심하다 보니 한 자리의 '적정임기'를 여러 사람으로 쪼개 앉히는 듯한 십시일반(十匙一飯)적 인사운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조직안정 위한 '속도 조절' 시급

심지어 자리에 올라 '워밍 업'을 할 사이도 없이 짐을 챙겨야 하는 지휘관도 생겨나고 있다. 이젠 고위공무원단제 시행으로 그 명칭이 사라지게 됐지만 직업공무원의 꽃이라는 '1급' 지방청장 자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고도의 숙련인력이라 할수 있는 1급들의 수명(壽命)이 '인사를 위한 인사'의 회생양이 되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어느 지방국세청장의 자리는 6개월도 못넘기는 단명(短命)자리가 된지 오래다. 후임 청장이 제 아무리 열린세정 실천을 외쳐본들 그 소리가 지역 납세자 가슴에 전달 될리가 없다. 이 지역 세정을 책임져야 할 세정 총수가 하루가 멀다하고 뒤 바뀌니 세정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지 않을까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

요즘 세정가 오비(OB)들도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다. 국세행정의 한 분야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지휘관 들에게 제 역량을 발휘할수 있는 기회(기간)를 부여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성상 국세행정에 기여해온 고위급 숙련인력들이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아래 무리지어 세정가를 떠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 가운데 그 누구도 명예퇴직을 명예스럽게 생각하는 당사자가 한사람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명퇴자들은 아주 짧은 행사로 평생을 걸어왔던 공직의 긴 여정을 소리 없이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신임 국세청장의 인사 코드는…

국세행정이란 것이 일련의 기술행정이기에 그들에게 축적된 노련미가 아깝다는 아쉬움도 이젠 한낱 감상적인 평가로 시대 속에 묻혀가고 있다. 하지만 지휘 라인의 조기퇴진 여파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 '속도조절'을 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인력의 소중함과 조직의 안정성을 우선 염두에 두는 그런 인사행정이 자리 잡을수는 없는 것일까. 신임 청장의 향후 인사 스타일에 벌써부터 세정가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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