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디플레이션 극복 방안으로 내놓은 정부 경제팀의 사내 유보금 과세 방안에 대해 정면으로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김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서 "과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주고 규제 완화·철폐로 기업을 도와주는 게 정부에서 할 일이 아닌가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굳혀가고 있다"며 사내 유보금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김 대표가 사내 유보금 과세 반대 의견을 공식 석상에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려면 국회 입법이 선결 조건인데, 과반 의석을 지닌 집권 여당의 대표가 이를 공식 반대하고 나선 만큼 현실적으로 이 방안은 실현이 불가능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정치적으로도 미묘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내 유보금 과세가 김 대표의 동료 의원이자 정치적 경쟁자 중 한 명인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야심 찬 경기 부양책 중 하나라는 점에서다.
또 김 대표가 이른바 '원조 친박'이었다가 최근엔 비주류의 리더 격으로 인식되는 반면, 최 부총리는 새 정부 들어 급부상한 친박 주류의 핵심 실세라는 점에서 이날 여권의 두 거물급 리더 사이에서 일어난 충돌은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김 대표가 최 부총리의 경제 활성화 정책을 속칭하는 '초이노믹스'에 비판을 가하며 '신경전'을 벌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 대표가 기획재정부의 재정 확장 정책에 따른 재정 악화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회의에 참석한 최 부총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일 한국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초이노믹스식 재정확대 정책만 갖고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노사 대타협 요소가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