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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찬희의 눈]‘납세협력비용 축소’의 시사점
[최찬희의 눈]‘납세협력비용 축소’의 시사점
  • 최찬희 기자
  • 승인 2014.09.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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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찬희 본사 대기자/ 국장

 지난9월16일 국세행정 포럼은 국세행정 변화의 중요한 시사점을 확인해 주고 있다. 바로 ‘납세협력비용 축소’가 공론화(公論化) 된 것이다. 국세청장이 공개적으로 납세협력비용의 축소를 선언한 것은 국세행정의 진일보로 높은 평점을 주어야한다.

기존 국세행정의 틀을 깨고 혁신적인 새로운 행정패턴을 시도하겠다는 임환수 국세청장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대단히 고무적이다.

특히 지금까지 국세청이 불변의 진리로 삼았던 국고우선주의에 변화를 시도한다는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이다. 국가의 재정조달은 국세청의 존재 이유이므로 국고우선의 모멘텀은 변할 수 없다.

그런데도 창의성을 인정하는 이유는 국고지상주의를 기초로 그 방법에 있어 강제일변도에서 서비스로의 전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점이다. 고전적으로 세금에 대한 ‘수탈’의 개념이 점차 퇴색되고 자율과 서비스가 더욱 폭넓게 접목 될 것이라는 암시다. 가속화되는 전산화와 국세청 당국자들의 의식전환이 선순환의 상승작용으로 이어지면 앞으로 납세자들이 세금내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란 전율로 다가온다.

이날 제기된 ‘납세협력비용감축방안’을 보면 국세청이 그동안 내부적으로는 납세협력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던 흔적도 보인다. 국세청이 2013년도에 2011년을 기준연도로 하여 납세협력비용을 조사해보니 약9조9천억 이었다는 것이다. 총세수의 5.49%(GDP의 0.8%) 에 달하는 납세협력비용을 기초로 하여 감축방안을 제시했다.

박명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장기재정전망팀장은 이러한 납세협력비용을 증빙발급, 증빙수취 및 보관, 장부작성, 세무신고 및 납부 등 4대분야로 나누어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증빙발급의 경우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인 ‘e세로’의 사용편의성을 높이면 납세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증빙 수취 및 보관 분야는 전자문서로의 전환을 추천했다. 그리고 장부작성 분야는 간편장부와 전자장부활성화를 대책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신고 및 납부 분야는 법령 및 서식을 단순화하고 신고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방안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그동안 역할을 볼 때 실현가능성이 높다. 연구과정에서 국세청의 실현가능성과 의지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실현가능한 결론만을 발표해서인지 이날 발표된 개선방안들은 개선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내용들이었다.

즉, 납세협력비용 감축이라는 과제에 접근만으로도 높은 평점을 받을 정도인데 이정도의 개선방안과 실현가능성을 보여주는 당국의 뜻이 담겼다면 혁신 이상이다. 납세자 입장에서야 감사히 받을 일이다. “이게 어디야” 넙죽 받기 송구하여 엎드려 받아야할 일이지 싶다.

그러나 단순히 연구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도 없지는 않다. 납세자의 입장에서 개선방안을 찾았다 기 보다는 많은 개선방안들 중에 국세청이 실현 가능한 것만 간추린 느낌이다. 증빙발급의 경우는 현재 민원실을 통한 방법과 온라인을 이용한 방법을 병행하면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다. 신고 및 납부도 서식을 간소화하고 횟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크게 개선이 될 것이다. 문제는 증빙보관과 장부이다.

증빙을 전자문서로 전환하여 보관하는 일을 개별납세자들이 감당하기에는 아직 전산사용 환경이 미흡하다. 개인 자영업자들에게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이를 전자문서로 보관하도록 교육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사전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전자문서의 사용과 보관을 강제하면 이는 역시 납세자에게 부담이 되고 전자세정을 위해 납세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셈이 된다.

전자세금계산서를 도입하면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개별납세자들이 국세청의 ‘e세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것을 예상한 발 빠른 상술이 몇몇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대행업체를 배불리고 있다. 장부작성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간편장부 활성화는 근거과세차원에서 권장할 사항이 못되고 전자장부는 아무리 표준화·간소화해도 개별사업자가 접근하기는 어렵다.

결국 대리인을 고용할 수밖에 없고 비용증가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세무대리 업계에서는 서식변경에 따른 회계프로그램 전쟁이 시작됐다는 소문도 들린다. 어떤 업체는 미래 성장 동력 사업으로 ‘전자문서보관’을 타켓으로 하여 대용량컴퓨터를 비롯한 제반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설도 있다. 장부대리 및 신고대리 비용이 증가할 요인이 될 수도 있고 납세협력비용이 추가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부분이다.

국세행정의 개선으로 줄이는 납세협력비용은 납세자 입장에서 보면 간접비용에 해당하여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쉽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납세자에게 세금을 깎아 주거나 수수료를 할인 해주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불성실신고 또는 지연신고 등 납기내 성실신고 이외는 모두 ‘가산세’라는 패널티를 물린다. 그럼 반대로 성실신고자에게는 혜택을 좀 줘도 되지 않을까? 간산세를 별도 개정으로 하여 그 범위 내에서 성실신고자가 세무대리인에게 지급하는 장부작성 수수료를 국가에서 부담해주는 방법은 어떨까?

국세청장의 납세협력비용 감축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보내면서 ‘납세협력비용 축소’가 국세행정 진화의 새로운 시사점이 되기 위해서는 납세자의 주머니 사정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전환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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