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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짜이야기] 소금으로 부강해진 세 도시들
[세짜이야기] 소금으로 부강해진 세 도시들
  • 日刊 NTN
  • 승인 2014.10.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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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회계법인 대표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인류 문명이 탄생한 이후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는 빛(공기),식량과 불 이외에 물, 땔감, 그리고 소금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인류는 이 요소들을 구할 수 있는 강가에 모여 살게 되었다. 그래서 인류문명의 시작은 황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갠지스 그리고 나일 강가에서 이루어 졌다.

 그 중에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시로 알려진 예리고(Jericho)는 소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해 근처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또한, 가장 먼저 해상무역을 했던 페니키아의 원동력도 소금이었다고 하니, 도시 및 국가의 성립과 발전은 소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로마의 소금 무역, 모든 길은 로마(소금)로 통한다.
로마가 서구문명사회의 중심으로 발전한 이유 중 하나가 소금이었다고 한다.페니키아시대에 이미 로마 근교 티베르 강 하구에 건설된 염전에서 소금이 만들어졌다. 당시 내륙에서 불에 구워 만든 소금은 운송비가 포함돼 매우 고가였는데, 강가에서 만들어 하천을 통해 로마로 운반된 천일염은 품질이 좋고 가격도 훨씬 저렴했다. 로마제국 발전의 원동력이 된 유명한 소금길은 기원전 4세기부터 대륙 곳곳으로 연결되었고, 동양은 2~3백년 후 전한 무제 시대부터 개척된 실크로드와 대비된다.

국가 전매사업인 소금 수출이 늘어나면서 로마는 급속히 부강해 졌으며, 인구 2백만명에 이르는 당시로써 가장 큰 도시를 이루게 되었다. 이때 로마는 소금이 화폐 역할을 해 관리나 군인에게 주는 급료를 소금으로 지불했다. 라틴어로 소금(salarium)은 나중에 급료(salary), 샐러리맨의 어원이 됐으며, soldier, salad 등도 모두 ‘sal(소금)’의 접두사와 관련이 있다. 소금 무역으로 부강해진 로마는 대제국으로 통일되고 번영을 구가했으나, 1세기경 지중해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바닷가 염전을 상실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에는 흑해에서 소금을 수입하게 됨으로써 중요한 부의 원천을 상실한 로마는 경제력이 점차 쇠락하게 되었다.

▶ 로마의 뒤를 이어 소금무역으로 번영을 누린 베네치아
6~7세기까지 로마제국의 작은 어촌이었던 베네치아가 풍족한 항구도시로 발전한 것도 역시 소금 덕분이었다. 바다에 떠 있는 듯한, 지역적인 특수 환경으로 오늘날 천일염 기술을 개발한 베네치아는 양질의 소금을 생산하여, 당시 비잔틴(로마제국) 등 유럽에 소금을 수출하여 큰 이익을 얻었다. 소금으로 돈을 번 베네치아는 당시 실크로드를 통하여 유럽에 들여온 실크, 도자기 등을 거래하여 큰 부를 이뤄 유럽 최고의 무역거래 도시가 되었다. 유명한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구두쇠)이야기는 이런 베네치아의 번성한 상업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이렇게 일찍이 소금의 중요성을 발견한 베네치아는 소금무역의 경쟁상대 도시, 국가와 전쟁도 불사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세기 베네치아로 가 전쟁 기술 개발에 대한 자문을 제공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이다. 결국 소금을 중심으로 한 무역은 차츰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어 독일, 스웨덴의 북해 도시들도 발전하고 프랑스 왕실도 소금 전매수입을 절대 왕권의 기반으로 했으며, 오스트리아 소금의 유통 중심지였던 잘츠부르크(Salzburg)는 이름 자체가 ‘소금성’이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네덜란드, 소금으로 청어 등을 염장하여 부를 쌓다
이베리아(스페인, 포르투갈) 반도에서 쫓겨난 유태인들이 암스텔담 등으로 이주하여, 당시 북해에서 엄청나게 잡히던 청어를 내장을 제거해 소금으로 염장(鹽藏)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당시 유럽인의 식탁을 풍성하게 하였다. 이를 계기로 암스텔담은 소금 중계무역기지로 발전하게 되면서 부를 축적하게 된다. 16세기말까지 신대륙 발견 등 식민지개척으로 세계 1등 국가로 행세하던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영국에게 패퇴(1588년)한 이후 영국과 더불어 동인도 회사를 만들어 마카오, 중국, 일본까지 진출하는 등 활발한 해양무역을 벌였다. 한편, 네덜란드는 좁은 면적, 열악한 자연환경에서도 소금, 수산물, 꽃 재배 그리고 금융업 발전으로 선진국으로 등장하였다.

당시 영국은 인도, 홍콩을 비롯한 세계 최대의 식민지를 확보하고 18세기 후반부터 산업혁명을 주도하여 세계 일등국가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다가 1930년대 인도에서 소금 전매제도와 관련해 마하트마 간디의 무저항 운동에 직면하여 경제력이 기울기 시작했고, 세계 2차대전을 치르며 미국에 그 주도권을 양보하게 되었다.

 ▶20세기 이후 소금은 철, 석유, 반도체 등
오랫동안 소금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상업무역시대는 18세기 시작된 산업혁명의 대량 생산에 의한 시장경제로 이전되었으며, 21세기 전후에는 전자기기,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인류의 통신, 정보, 전자상거래의 획기적 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의 기본재료인 철 그리고 에너지원으로 원유, 전자통신 산업의 반도체가 소금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100년 이상 늦게 출발하였지만 탁월한 선택과 집중으로 포항제철, 종합석유화학, 삼성전자 등 기간산업을 육성하여 이 세 가지 현대판 소금인 철, 원유, 반도체 경쟁에서 뒤지지 않게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의 무한경쟁 시대에서 이와 같은 기본 소재들(소금)의 확보와 살아 남을 수 있는 창조적 기술만이 우리의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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