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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세무사업계의 ‘서바이벌’ 열풍
[세정칼럼]세무사업계의 ‘서바이벌’ 열풍
  • kukse
  • 승인 2011.05.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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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載亨(顧問)
   
 
 
지금 세무사업계에는 조세전문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왕년의 국세청 스타들이 즐비하다. 근간만 해도 지방국세청장 직에서 용퇴한 분들이 호흡 조절할 틈도 없이 세무사 업에 뛰어 들고 있다. 과거 같으면 가뭄에 콩 나듯 했던 정경들이 이젠 일상사가 된지 오래다. 오히려 장본인들이 세무시장을 겨냥, 자신의 상품가치(?) 소개에도 꽤나 적극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한마디로 세무사 업이 사회적으로 괜찮은 대접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1970년대 초, 세무사 업이 별 볼 일(?) 없었던 시절에는 어림도 없던 일이다. 당시 국세청 고위직은 고사하고 일선서장을 지낸 분들조차 세무사 간판 내걸기를 꺼려했다. 세무사직에 대한 사회저변에 깔려 있는 백안시(白眼視)현상을 너무나 의식한 나머지 한마디로 체면 구긴다는 생각에서다.

일부 층 전직이용 시장질서 흐려

이즈음 서울지방국세청장이라는 최고위직(당시 군 출신 국세청장들은 세무사 자격이 없었으니까)에서 자랑스럽게 세무사업에 뛰어든 분이 지금은 고인이 된 김역수(金易壽)씨다. 그는 이 땅에 세무사제도를 전파시키려 태어난 듯 세무사 명함 들고 부지런히 납세권(圈)을 누볐다. 한번은 그가 내민 명함을 물끄러미 드려다 본 어느 기업체 비서실 여직원이 “세무사가 뭐지요?”하는 실례를 범한다. 하지만 얼굴한번 붉히지 않고 설명을 해 줬다는 일화에서 그의 인품을 읽고도 남는다. 물론 자신의 입지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면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사람들은 자기직업에 이처럼 열정을 같고 열심히 살아가는 노(老)세무사에게서 인간의 향기(香氣)를 느꼈을 게다. 그는 관직시절 강직하고 청렴한 공무원으로도 정평 났던 분이다.

70년대 초, 이른바 조상징수(燥上徵收)라는 해괴망측한 편법세정이 동원됐을 때도 윗분에게 이의 부당성을 감히 직언, 인사 상 불이익을 자초(?)하기도 한 그다. 그러니까 그는 일찌감치 정도세정을 이 땅에 심으려고 갖은 노력을 기우렸던 인물이기에 그의 세무사로의 변신은 그만큼 신선했다. 세정가 원로들은 당시와 비교할 때 지금의 국세청 퇴역 간부들은 대체적으로 ‘행복’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제 중량급 인사들의 세무사계 진출은 전문직에 대한 사회적 위상과 관련, 모양새도 괜찮을 뿐 아니라 사외이사 또는 세무고문이라는 비교적 ‘굵직한 꺼리’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그만한 팔자 어디 있겠느냐는 반문이다. 그러나 요즘, 개업당사자들의 말을 빌면 나름대로의 애로가 많다고 하소연이다. 고위급들의 대거 진입으로 웬만한 기업들과의 세무고문 계약이 쉽지가 않을뿐더러 설령 고문계약이 이루어진다 해도 수가(酬價)가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중견관리자 출신의 상당수 세무사들은 말 못할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업계 내 부정적 시각 자초해서야…

수년간 동반자 관계를 맺어오던 고문업체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하나 둘 고개를 돌리고 있음이다. 회사 주인이 바뀐다면 모르겠으나 마지못해 정(情)을 끊으려는 기업 쪽의 안쓰러운 속내가 훤히 보인다는 것이다. 경쟁사회에서 이론이나 실무능력이 상대 세무사에게 뒤져 거래처를 빼앗겼다면 이렇듯 마음 상하지는 않을 텐데 특정세력들의 파상적인 협공(挾攻)에 의해 거래처가 함몰되는 현실을 보면서 시장질서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 같은 허탈감을 느낀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퇴역스타 가운데 일부 층은 볼썽사나울 만큼 생존(?)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전문이다.

동료 세무사의 기존 고객을 겨냥, 지나치리만큼 집착을 하는 것은 예사이며 심지어 자신의 고문회사가 세무조사를 받을 경우 ‘세무조사 현장’을 제집처럼 넘나들어 공무를 수행중인 후배 공무원들에게 적잖이 피해를 주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 고객에게 점수를 따려고 전직(前職)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위마저 내 던지는 사람들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 아쉬워

이현동 국세청장은 지난주 어느 지방청 순시자리에서 퇴직을 앞둔 일부 관서장에 대해 유감의 메시지를 보낸바 있다. 몇몇 사람들이 세무사 개업에 대비, 고문계약을 위해 이리저리 뛰는 등 거북스런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지금 세무사계는 신규 세무사들의 대거 진출 등 시대적 변화에 부응키 위해 업계 모두가 예민해 있다. 이런 차제에 세무사계 내부에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요인들이 자생된다면 업계 발전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물론 이런 케이스들은 일부 층의 사료 깊지 못한 행동이라 믿고 싶다. 하지만 이런 사례가 지속된다면 다수의 기존계층들이 국세청 퇴역간부들의 진출을 매우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마치 ‘서바이벌’ 게임을 보는듯한 지나친 생존경쟁―. 이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 아쉬운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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