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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談世談] 세무서장의 현주소...위상과 갈등
[稅談世談] 세무서장의 현주소...위상과 갈등
  • kukse
  • 승인 2011.04.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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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鍾奎 미디어총괄 선임기자
   
 
 
세수 채우는 힘의 비결은 ‘재정역군의 보람’…새로운 서장 像 그릴 때
은퇴모델 궁색해도 후진위한 아름다운 퇴장이라 박수갈채 받아 마땅


임용직 공무원가운데 격조 있는 이사관급 아래 직급에 서기관 직위가 있다. 부처나 하위조직인 청(廳)등의 조직에서는 과장으로 보직되는 직급이다. 국세청 조직에서 보면 본청 지방청 과장과 세무서장으로 보직을 받을 수 있는 직급(4급)이다.

쉽게 따져 세무서 숫자만큼 서장자리(TO)가 늘 있다고 보면 된다. 말이 하위조직의 장(長)이지 하늘에 별도 딸만한 실권자들이다. 세금을 부과 결정 고지 독촉도 하고 과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지위에 있다.

보직 세무서장들의 면면(面面)은 7~9급 공채출신들이 대부분 포진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경륜을 중시하는 관행 덕(?)이다. 최 일선 관서의 세무행정이 그만큼 테크닉이 필요하다는 증표다. 그 나름의 큰 점을 찍을 수 있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는 얘기와도 통한다.

1백7개 세무서중 약 70%가 넘는 세무서장이 7~9급 공채출신들이다. 70~80년대 사무관으로 임용전입된 육사 해사출신 그리고 세무대학출신 등 특채출신도 아직 근무 중 이다. 강성준 양천서장(해사) 홍성로 성북서장(육사)은 사관학교출신 특채자이고 김한년 경산서장(세무대 1기) 이해현 영덕서장(세무대 2기) 백순길 울산서장(세무대)은 8급 세무대 출신 특채자들이다. 특승출신, 일반공채출신 그리고 10명의 행시출신도 현업 관서장으로 활발하게 뛰고 있다.

김영찬 반포서장(56년생 행시26회) 김지훈 속초서장(71년생 행시41회) 조성훈 서인천서장(65년생 행시35회) 남관우 용인서장(70년생 행시38회) 김국현 공주서장(69년생 행시40회) 박종희 동청주서장(72년생 행시42회) 이순구 영주서장(62년생 37회) 심욱기 북전주서장(72년생 행시41회) 천기성 순천서장(71년생 행시39회) 이동운 제주서장(70년생 행시37회)이 행시출신 서장들이다.

일반적으로 행시출신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따로 있다. 특승자나 공채자들 보다 상대적으로 행정의 저변경험이 짧다. 그러나 대부분 60~70년대 초반태생에다가 고시에 패스한 패기만만한 젊음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거개가 초임서장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기획부서인 본청 지방청으로 상향전보 가능성을 안고 뛰는 행운아(?)들인 셈이다. 대기만성형 지위에 있다고 보는 시선이 많은 것도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납세자와의 관계에서는 불가분의 입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업무처리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촉발되는 게 당연하다. 세금을 놓고 타당성을 따지다보니 그 결과물로 불거져 나오는 현상이다.

지역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강공일변도 집도로 유독 무거운 세금처럼 느껴지게 하는 설익은 ‘땡감서장’이 있기 마련이다. 지시대로 집행했을 뿐인데 돌아오는 것은 부작용에 대한 책임뿐이라고 푸념이다.

이에 반해 고질적 체납정리 업무도 계좌압류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가급적 피하면서도 세입징수관 역할과 기능을 십분 발휘하는 ‘달인서장’이 훨씬 더 많다. 1백75조라는 천문학적인 내국세수입을 거뜬히 채우는 데는 재정역군들의 ‘충만한 보람’이라는 힘이 비결이라고 어느 서장은 강변(强辯)한다.

과세권자의 권한만을 추구하려는 권위주의 의식은 이제 옛 얘기가 된 것 같다. 책임보다 권한행사에 올인 하다시피 했던 지난날의 비현실적 작태는 전근대적 관리자 모습으로 낙인 찍혀진다.

다행스럽게도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결의와 더불어 한껏 실천의지가 다져지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의 선봉에 새로운 서장 상(像)의 밑그림을 그리는 분위기가 완만하게나마 스크린 돼서 주목하게 된다.

그간 세무서장에 대한 안팎의 평판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닌 게 사실이다. 그래서 늘 세정개선의 제일 타깃이 되어 온 세무서장 자리이다. 개선업무를 통째 걸머지게 하고 굴레를 씌워 신뢰추락의 원천인양 몰아세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국세청의 관문이 세무서이기 때문이다. 적게는 40~50여명, 많게는 3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다 보니 별일들이 다 생긴다.

80~90년대 서장들은 퇴근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 어느 서장은 다음날 조간신문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야 퇴근할 만큼 속칭 ‘터지는 일’이 하루가 멀다고 생겼다고 회고한다. 경찰서 당직 수사기록부 마감시간까지 퇴근을 못하고 대기했다는 어느 전직 서장의 살얼음판 같았던 실화가 야담처럼 들린다.

유일하게 세대교체 창구가 되어버린 명예퇴직제 탓에 올해는 53년생이 국세청을 곧 떠나게 된다. 관례대로라면 현직 서장 중 25여명이 그 대상이다. 서울청은 K서H서장 Y서C서장 G서O서장 D서S서장 C서L서장 등이고 중부청은 D서K서장 P서L서장 E서C서장 H서K서장 B서G서장 등이다.

대구청은 K서K서장 D서B서장 등이며 대전청이 S서K서장 C서H서장 등으로 알려졌다. 또 광주청도 B서O서장 Y서G서장 등이 대상이고 부산청은 B서L서장 J서P서장 등으로 전문되고 있다.

명퇴이후의 ‘은퇴모델’이 마땅치가 않다. 자영업인 세무사개업이 그나마 가장 손쉽다고들 한다. 현업관서 업무와 연장선상에서 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무사업계도 예년 같지가 않다. 자격사 시대흐름과 맞물려 전반적으로 포화상태다. 국제회계시장의 개방과도 무관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활동시장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판국이다.
흔히들 끝이 곧 시작이라고 한다. 지금의 명퇴상황은 미지세계를 개척하기 위한 큰 획을 새로 긋는 찰나에 서 있다. 박수갈채 받아 마땅하다. 후진을 위한 아름다운 퇴장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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