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연금이 이달에만 국내 주식 투자에서 5조원이 넘는 막대한 평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말을 기준으로 전체 자산 497조4천억원 가운데 19.4%인 96조6천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 중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국내 기업 277곳의 지분 평가 가치는 지난달 31일 79조7742억원에서 이달 21일 74조2764억원으로 6.9% 감소했다.
한 달도 채 못 돼 보유 주식의 가치가 5조4978억원 줄어든 것이다.
각종 대내외 악재로 코스피가 이 기간 2,030.16에서 1,876.07으로 7.59% 수직 낙하한 데 따른 충격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투자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의 평가 손실액이 9904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SK하이닉스(-3390억원), 아모레퍼시픽(-3171억원), 제일모직(-2107억원), 삼성물산(-1838억원), SK(-1780억원), LG화학(-1702억원), KCC(-1578억원), 오리온(-1259억원), LG생활건강(-1254억원), 현대산업(-1221억원), POSCO(-1123억원) 등의 순으로 평가 손실액이 컸다.
국민연금이 이달 하락장에서 수익률 방어에 실패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식 투자 부문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5월까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투자에서 9.6%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런데 이달 들어 5조원대의 손실을 내면서 상반기 수익 대부분을 반납할 처지다.
국민연금은 작년 국내 주식 투자에서 -5.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4조7540억원의 손실을 냈다. 그마저도 비교 대상인 코스피 하락률보다 수익률이 1.8%포인트 더 낮아 '마이너스의 손'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도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국민연금이 1∼5월 9.7%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보다 2.2%포인트 낮다.
국민연금은 수년간 유독 국내 주식 부문에서 부진한 성과를 면치 못하고 있어 국민의 안정적 노후 보장을 위한 수익률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지난 2012∼2014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평균 2.3%로 코스피 대비 0.5%포인트 낮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기관 특성상 대형주 위주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올해 중·소형주 위주의 랠리가 펼쳐지면서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