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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정통민주당'
[세종砲音]'정통민주당'
  • 日刊 NTN
  • 승인 2015.10.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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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공천탈락자 등이 모여 '정통민주당'이라는 이름의 결사체를 만든 날은 2012년 3월 12일이었다.

'민주당' 앞에 붙은 수식이 무려 '정통'이었다. 우리 정치사에 이에 버금가는 비장함, 혹은 소극(笑劇)은 '친박연대' 정도일 것이다.

한광옥 대표는 "이번 민주통합당 공천은 친노세력의 김대중 민주계에 대한 대대적 학살극"이라고 규정했다.

그들은 창당선언에서 "민주통합당은 노무현정권 실정에 책임이 큰 사람들을 대거 공천함으로써,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했고 노무현시대로 회귀했다"며 제1야당을 맹공했다.

이어 "야권분열이 아닌 정통민주세력 결집을 통한 정권창출을 목표로 총·대선에 임하고자 한다"며 민주통합당 내 민주계 인사들에게 정통민주당 합류를 적극 권유했다.

당시 그 분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야권분열이 아님을 '특별히' 강조했다.


#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0여명의 정통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수도권 지역 상당수는 새누리당과 야권단일후보의 박빙승부가 예상되는 곳이었다. 물론 우연일 수 있다.

선거 결과, 정통민주당은 최소 수도권 6개 선거구에서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이 승리하는데 도움을 줬다.(플러스 마이너스 12석!)

이를테면 이런 경우다. 새누리당 노철래 47,760표 - 민주통합당 소병훈 46,133표 = 1,627표 < 정통민주당 최석민 4,349표(경기 광주).

새누리당 이재오 49.5% - 통합진보당 천호선 48.8% = 0.7%p < 정통민주당 이문용 2.1%(서울 은평을).

야권 지지자들이야 억울하겠으나 그같은 결과도 정통민주당만을 탓할 일은 아니다.

제1야당이 공천과정에서 그 분들을 승복시키지 못했고 결국 신당 창당을 방치한 결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 (신당 후보가 없었을 경우) 정통민주당을 지지한 표가 반드시 야권연대 후보에게 간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백보를 양보해도, 정통민주당 후보들이 초박빙 지역에서 야권표를 분산시킨 것만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에 힘입은 새누리당은 과반에서 두석 더 많은 152석을 얻어 현재까지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 '김대중'을 내세운 정통민주당의 결말은?

지역구에서 단 한 석을 얻지 못한데다 비례대표 득표율도 0.22%에 그쳐 선거 바로 다음 날 법에 의해 해산당했다.

무엇보다 창당명분이 약했고 강력한 지도자도 없는 상태에서 비주류 인사들에 의해 선거 직전 급조된 '유사정당'의 한계였다.

'김대중'이라는 세 글자는 그렇게 아무나, 쉽게 입에 올려도 되는 한가한 이름이 아니라는 야권 지지자들의 꾸짖음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또 한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몇달 후 정통민주당 대표였던 한광옥이 한화갑, 김경재 등과 함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른바 '3학사의 결단'이다. 비장함, 혹은 소극(笑劇)의 피날레는 이렇게 완성됐다.

물론 누구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할 자유는 있다. 일각에선 '구국의 결단'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그래도 한광옥 현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장의 처신은 지금 생각해도 민망하다.

'친노세력으론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던 그의 변신을 씁쓸히 바라보던 야권 지지자들이야 그렇다 치자. 총선에서 정통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얼마나 허망했겠는가.

'전봉준의 전략으로는 관군과 일본군을 이길수 없다'며 별도의 군영을 꾸린 어떤 동학접주가 우금치 싸움이 시작되자 돌연 관군 쪽으로 투항한 격이랄까.

불과 3년 전에 벌어졌던 일들이다. 그 '정통민주당 소동'이 남긴 교훈이 무엇인지, 범야권의 각 그룹은 잠시 드잡이를 멈추고 한번쯤 진지하게 성찰해 봤으면 한다.

유신시절 도입된 국정교과서가 각계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부활되려 하고 방문진 이사장과 공영방송 이사에 의해 야권출신 대한민국 대통령과 대통령후보가 '변형된 공산주의자'로 규정되는 엄중한 시국이다.  <무등일보 김대원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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