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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신동빈 측, 법정서 첫 격돌…공방전 '치열'
신동주-신동빈 측, 법정서 첫 격돌…공방전 '치열'
  • 日刊 NTN
  • 승인 2015.10.2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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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무모하게 투자" vs "경영진의 잘못에 의한 부실이 아니다"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경영권 분쟁 중인 롯데그룹 형제가 법정에서 처음으로 맞붙었다. 형제가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양측 법률 대리인을 통해 치열한 공방전이 오갔다.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민사합의51부(조용현 부장판사) 주관으로 진행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1차 심문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은 1시간 동안 공방을 벌였다. 주요 쟁점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열람·등사권 행사가 정당한 지와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 부실 논란이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법률 대리인(법무법인 양헌 김수창 변호사 등 3명)은 가처분 신청 취지에 대해 "피신청인인 롯데쇼핑이 대표이사(신격호 총괄회장)에게도 허위 보고를 일삼으면서 무리하게 벌인 중국 및 해외 사업에서의 방대한 부실 규모와 원인을 탐색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에서 13.45%의 지분을 가진 주요주주로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며 "가처분 신청은 무분별한 해외 투자와 그에 따른 손실 책임 차원에서 주주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측 법률 대리인(법무법인 김앤장 이혜광 변호사 등 4명)은 "상법상 목적이 부당한 경우에는 열람·등사 신청을 제한한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의 열람·등사권 행사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가처분 신청이 "악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며 "추후 고소로 가기 위한 전략이며, 진정한 목적은 롯데 면세점 상실 및 (호텔롯데) 상장 저지, 현 경영진을 비방·압박해 자신의 경영권 복귀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이 "롯데의 기업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회사를 해치는 행위로서 회사와 주주의 공동의 이익에도 반한다"며 "롯데의 명운이 달린 면세점 사업을 앞둔 회사에 가장 불리한 시기에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롯데쇼핑의 '중국 투자 1조 손실 논란'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롯데쇼핑의 중국 주요 종속회사의 4년간 매출은 답보 상태인데 반해 당기순손실은 2011년 753억원에서 2014년 5천549억원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누적 손실 1조원을 넘었다"며 "공시되지 않은 손실까지 포함하면 전체 손실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롯데쇼핑이 그동안 '중국 투자 1조원 손실설'에 대해 "에비타(EBITDA) 기준으로 손실액이 1천600억원 정도며 1조 손실 주장은 거짓"이라고 해명해온 데 대해 "에비타는 기업의 현금창출능력 등을 파악하기 위한 특수지표이고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지표가 아니다"라며 "투자 실패를 회피하는 변명"이라고 꼬집었다.

신동빈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은 중국 손실 발생에 대해 유통업의 구조적 특성(초기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손익분기점을 7∼8년으로 잡는 것)과 중국 내 경쟁 격화 및 비용 상승, 중국의 정책 전환 및 내수 침체를 원인으로 꼽으며 "어느 경영진의 잘못에 의한 부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허위보고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신 총괄회장은 중국 진출 자체를 결정한 사람이고, 이후에도 상세히 보고를 받아왔다"고 해명했다. 이날 심문은 양측의 첫 법정 공방인 만큼 신경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신동빈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은 준비해 온 자료를 화면에 띄우고 재판부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중국 손실을 반박하는 과정에서는 이마트 등 동종업계의 중국 사업 부진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기까지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 측에서 받은 사전 답변서 중 "신격호는 피신청인 회사의 대표이사이므로 언제든지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다"는 내용과 관련해 "쓰여 있는 대로라면 당장 오늘이라도 서류를 가져다주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말만 해놓고 여전히 서류 제공은 거절하겠다는 뜻인지 성명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처분 신청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것이지만, 이날 심문은 신청인을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만 국한해 진행했다.

신청인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피신청 회사인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로 있어 절차상 부적합하다는 신동빈 회장 측의 문제 제기를 재판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신청인의 대표자를 롯데쇼핑 대표에서 감사로 변경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양측 공방이 치열한 점을 감안해 통상 3주 후로 잡는 2차 심문 기일을 5주 후인 12월 2일 오후 4시로 정했다.

한편, 지난 23일부터 일본에 머물렀던 신동빈 회장은 이날 낮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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