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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황금알 낳는 거위?…내년 이후엔 '불안'
면세점, 황금알 낳는 거위?…내년 이후엔 '불안'
  • 日刊 NTN
  • 승인 2015.12.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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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국내 면세점이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지난 6∼7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발길을 끊었던 유커들이 다시 돌아와 메르스 이전 수준의 증가 추세를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 수입관세 인하, 일본의 공격적 면세쇼핑 관광객 유치 등 주변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내년 이후에도 한국 면세점이 계속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남을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도 많다. ◇ 면세점 유커 매출 작년보다 20% 늘어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장충동 호텔신라 면세점 등에는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중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13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실제로 11월 유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메르스 사태 이전인 올해 1∼5월 평균(30%)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더구나 메르스에 따른 유커 쇼핑 위축 현상이 가장 심했던 지난 7월 유커 매출이 작년대비 50% 급감하고, 8월에도 감소율이 3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개월 사이 유커 특수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른 셈이다.

신라 면세점 관계자도 "9∼10월 이후 메르스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최근 유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을 상당 폭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 中, 1월부터 수입품 관세인하…국내업계 "영향 크지 않아"

이처럼 지금까지는 국내 면세점 업계가 메르스 위기를 넘어 순항하고 있지만, 문제는 내년 이후이다.

중국 현지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내국인 수요가 많은 여행가방·의류·패션용품·스카프·담요·진공보온병·선글라스 등의 수입 관세를 잠정 인하하기로 했다. 명품과 일상용품 가격을 낮춰 중국 내수를 늘리겠다는 의도이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중국 정부는 가죽구두, 스킨케어 제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인하한 바 있다.

품목에 따라 관세 인하 여부나 폭이 다르지만, 일단 명품 등에 대한 중국의 관세율 인하 움직임은 한국 면세업계에는 부정적 뉴스이다.

중국 내 명품 가격 등이 낮아져 한국 면세 품목과의 가격 격차가 줄면 한국 쇼핑 관광 메리트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관세 인하 자체만으로는 유커의 한국 쇼핑 수요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대형 면세업체 관계자는 "중국이 아무리 수입 관세를 낮춘다 해도 여전히 아예 관세가 붙지 않는 면세품보다는 비싸기 때문에 유커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더구나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통해 명품을 사는 배경에는 중국 현지에 모조품(짝퉁)이 많다는 점, 명품의 상품 구색이 다양하지 못한 점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 부분에 변화가 없다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中·日 면세점과 경쟁 치열해질 듯

오히려 면세점 업계가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면세점의 대형화, 서비스 강화 추세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2020년 외국인 관광객 지출 4조엔'을 목표로 면세 품목을 늘리고 면세 절차·수속을 간편하게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 면세대상 금액 기준을 '1만엔 초과'에서 '5천엔 초과'로 낮췄고, 면세대상 품목도 식품·음료·약품·화장품 등으로까지 늘렸다. 올해 4월에는 쇼핑몰 내 개별 매장에서 면세·환급받지 않아도 여러 상점에서 산 물품의 세금을 일괄 환급받을 수 있는 '카운터' 시스템을 도입했고, 중국인 크루즈 여행객을 겨냥해 항구 부두 내 면세환급 인프라도 강화했다.

일본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면세 판매사업자로 등록된 점포·업태 수도 2012년 4천여개에서 2014년 9천여개, 올해 1만8천여개로 급증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유커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대규모 면세점 인프라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개장을 앞둔 도쿄 오다이바 면세점이 대표적 사례이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일반세금(Tax)을 면제하는 소규모 상점이 면세점의 주류였지만, 이제 일본도 유커 특수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한국의 롯데면세점 등과 같은 대형 면세점을 짓고 있다는 얘기이다.

중국 면세점의 성장세도 무섭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개장한 세계 최대 하이난(海南) 면세점의 경우, 고객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10% 미만이다. 이용자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사실상 '자국인이 해외 면세점에서 돈을 쓰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의 면세점인 셈이다.

2014년 기준 중국의 해외 여행객 수가 1억2천만명, 이들이 나라 밖에서 쓰는 소비 금액이 1500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중국 정부로서는 이 가운데 일부라도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구나 최근 하이난 면세점은 면세 대상에 분유·커피 등 생활용품까지 추가하고,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어 앞으로 경쟁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대형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하이난 면세점의 가격이 우리나라 면세점보다 10∼15% 정도 높은 수준이라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하이난 면세점이 면세 혜택과 규모를 더 늘리면 한국 면세점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구나 한국은 최근 심사를 통해 면세 사업자 수를 늘리고, 신생 업체들에 면세업을 맡기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글로벌 면세시장의 추세에 역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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