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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안철수 신당'에 대한 소고(小考)
[세종砲音]'안철수 신당'에 대한 소고(小考)
  • 日刊 NTN
  • 승인 2015.12.2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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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일보 김대원 서울취재본부장

# 안철수 의원에겐 늘 '독자신당으로 대권에 도전하느냐, 제1야당에 들어가 후보를 쟁취하느냐'는 고민이 따라다녔다. 지난 몇년 간 두 경로를 오가던 그는 결국 신당을 만들어 2017년 야권 단일후보가 되려는 쪽을 택했다.

자신이 만든 정당을 탈당한 외형적 이유는 문재인 대표가 이른바 '혁신전대'를 받지 않았다는 '소박한' 것이었다.

그러나 범야권 지지자들의 다수는 안철수의 '혁신전대'를 문재인이 왜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문재인의 '문안박 연대'를 안철수가 꼭 거부해야만 했는지 안타깝고 답답해 한다. 두 사람의 대권플랜이 부딪힌 탓 아니겠는가.

비주류의 끈질긴 '반 문재인' 공세도 안철수의 독자신당 공간만 열어준 채 그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다.

주류건 비주류건 범야권 통합을 원했던 대다수 의원들은 '두 초선'에게 휘둘리는 작금의 상황을 보며 비통함과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 일부 호남의원들이 제1야당 탈당계와 공천심사라는 번거로운 절차를 던져버렸다.

'당 지지율 하락에 문 대표와 함께 공동책임이 있지않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반노'라는 글자가 새겨진 '안철수 방패'로 응수한 것이다.

창당선언 회견장, 눈에 힘이 들어간 안철수 옆의 탈당의원들의 모습은 천정배 의원까지 불편하게 한 모양이다.

총선이 '1與多野'로 굳어지는 자리에 마치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 하듯 비장하고 당당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건 희비극에 가깝다.

그들이 줄기차게 문재인을 공격하며 목소리를 높인 건 '이대로 가면 총선필패'였다. 탈당 후 '야권이 쪼개지면 이기느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이번엔 '창조적 파괴'라는 구호를 들고나왔다.

'창조적'으로 '파괴'하려면 신당이 새정치연합을 압도, 총선 전에 흡수해 버릴 정도가 돼야한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탈당이고, 규모가 커져도 야권분열을 의미하는 '분당'에 불과하다.

정당은 한번 만들어지면 최대한 많은 후보를 내려는 관성이 작동한다.

야권이 총선패배를 넘어 궤멸당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때 야권 지지자들은 '어쨌든 문재인과 친노를 혼내줬으니 시원하다'고 박수를 쳐야하나? 역사가 리트머스 시험지인가.


# 13대 총선에서 평민당과 민주당이 분열됐어도 여소야대가 되지 않았느냐는 주장도 있다. 궤변이다.

그 선거는 6월항쟁 10개월 후, 70%에 달하던 야권 지지율 속에서 치러진 것이다.

최근의 여야 지지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50대 50에 수렴한다. 1990년 '3당합당' 이후의 정치지형이 그렇다.

김대중은 호남과 86세대, 영남 민주세력, 리버럴을 묶은 후 그것도 모자라 김종필과 손을 잡은 다음에야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탈당의원들이 '별종'이나 '이단'으로 여기는 '친노'는 영남 민주세력과 86세대 등에 걸쳐있는 정치적 실체다.

우리 사회 보수세력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을 경험하며 그 중 가장 강력한 그룹이자, 열린우리당 분당 이후 '약한고리'가 된 '호남-친노'를 분열시키려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 둘의 '정치동맹'만 와해되면 일본처럼 영구집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에 신이 난 종편과 보수언론의 논조에서 그 분들의 내심이 묻어난다.

총선패배 후 대선승리는 어렵다. 대선에서 기적이 일어난다 해도 소수여당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탈당파 일부는 "어차피 총선 전망은 어렵고, 대선에서나 합치자"고 하는데, 언제 어떤 지지자가 그들에게 그런 권한을 줬는가.

상황을 여기까지 몰고 온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과 주변의 매파 그리고 탈당의원들은 4개월 후 민심의 준엄한 심판대에 설 것이다.

그 전에 어떤 식으로든 범야권의 공조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야권 지지자들의 돌팔매가 날아들기 전에. <무등일보 김대원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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