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50년 만기 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초저금리 상황을 활용해 국채 50년물 발행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50년물 국채의 발행이 결정되면 아베 신조 총리가 수일 안으로 발표할 종합경기부양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이르면 이번 회계연도에 50년물 국채가 발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국채 50년물을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50년물은 2차대전 이후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최장기물 국채에 해당한다.
한편 소식통들은 일본 정부가 40년물 국채의 발행 규모를 늘리는 대신 이번 회계연도에 예정된 국채 단기물의 발행량을 축소하는 방안도 아울러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50년물 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일본 정부가 내놓을 종합경기부양대책이 '헬리콥터 머니'와 유사할지 모른다는 시장의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50년물 국채 발행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과 아베 정부가 27일 오후에 종합경기부양대책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힘입어 일본 엔화 가치는 하락했고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는 1.7% 상승 마감했다.
헬리콥터 머니란 중앙은행이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직접 인수해 장기 보유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디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극단적인 부양책이다.
일본은행은 지금까지 채권시장을 통해 일본 국채를 사들였고 앞으로도 그럴 공산이 크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일본은행이 채권시장의 불안을 피하기 위해 국채를 오랫동안 보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채의 직접 인수나 간접 매수에 실질적 차이는 없다고 보는 시각이 정부는 물론 일본은행 관계자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베 총리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준 의장을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헬리콥터 머니와 유사한 조치들을 내놓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버냉키는 오래전부터 디플레이션 퇴치를 위해서는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그 덕분에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