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한민국 헌정사상 두번째로 대통령 탄핵에 관한 표결이 이루어졌다.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는 본회의를 열어 정세균 국회의장의 대통령 박근혜 탄핵 소추안을 상정했다.
이어 300명의 국회의원이 무기명투표를 실시했다. 약 한시간이 지나 개표결과가 나왔다.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 압도적으로 탄핵 찬성이 가결됐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18년 정치 인생은 벼랑끝에 서게 됐다. 국회 탄핵을 받은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고, 헌법재판소의 결과에 따라 최초로 정식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게 됐다.
지난 10월 24일 최순실 소유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서 문건유출 의혹이 보도되자 국민들의 박 대통령 탄핵 요구는 급물살을 탔고, 급기야 46일 만인 이날 국회 탄핵 가결 끝에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권한 행사가 정지됐다.
국회 탄핵 가결 결과는 각각 헌재와 대통령에 전달되고 그 순간부터 대통령의 임무는 올스톱된다.
박 대통령은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곧은 이미지와 정치적 자산을 토대로 2013년 2월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과 함께 여의도 정치 입문 15년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기반으로 국정을 펼쳐왔지만, 결국 집권 4년 차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최측근 비선실세 국정농락으로 임기말 통상적으로 겪는 대통령 레임덕 수준을 넘는 몰락의 길로 내몰렸다.
성난 민심은 하루가 다르게 230만개 촛불과 함께 탄핵 및 즉각 하야를 요구하며 거리에 모이고 국회는 이를 받아 박 대통령을 탄핵으로 인도했다.
국회로부터 탄핵을 받은 박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상실하고, 마지막 기회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만이 남아있다. 최장 180일 걸리는 헌재 탄핵심판의 법리 싸움에 18년 정치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