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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등용문 통과했지만…'불안한 축배'
면세점 등용문 통과했지만…'불안한 축배'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12.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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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면세점 롯데‧현대‧신세계 선정, 특혜 연루와 사업비전 불투명 '산넘어 산'
▲ 17일 관세청이 서울시내 신규면세점으로 롯데호텔, 신세계DF,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 3곳과 중소·중견기업 기업 1곳을 선정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 탄핵 소추가 진행된 가운데 신규 면세점 추가 선정 작업이 이뤄졌다. 절치부심하던 호텔롯데, 현대백화점, 신세계DF가 선정됐지만 정작 기뻐할 수만은 없는 속사정에 고심이 크다.

이번 3차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 대부분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뇌물죄 의혹을 받으면서 선정 심사중단 위기까지 내몰렸었다.

► 선정 배경과 업체의 속사정

검찰이 관세청을 압수수색하고 특검도 뇌물죄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음에도 관세청은 지난 18일 3차 면세점 사업권 선정을 강행하면서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에 손을 들어줬다.

관세청은 선정 심사를 중단할 경우 박 대통령과 최순실 사태에 연관된 혐의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정된 업체 면면을 분석해보면 결과적으로 관세청의 곤란했던 입장을 볼 수 있다.

17일 신규면세점 선정의 가장 중요한 마지막 관문인 업체 프리젠테이션을 보고나서도 다섯 후보 업체들이 내세웠던 업체들만의 강점, 사업 역량보다는 당국의 입장 고려가 우선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입찰에 응한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DF, 호텔롯데, SK네트웍스 등 대기업 5곳 중 두 곳을 제외하는 것에 역점을 둔 것처럼 보인다.

우선 당초 3차 입찰 의도가 지난해 11월 면세점 사업권을 잃은 롯데와 SK를 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말이 업계에 돌았지만 뇌물죄 의혹이 불거진 두 업체 모두를 선정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결국 두 업체 중 사업 능력이 훨씬 뛰어난 업계 1위 롯데를 선택했다.

또 기존 면세점도 없고 출연금 의혹을 받지 않은 현대백화점이 차선으로 채택됐다.

▲ 신규면세점 4개 추가 선정으로 서울시내 면세점은 기존 9곳과 함께 13곳이 운영된다.

HDC신라면세점은 삼성이 이번 최순실 일가 뇌물적 특혜에서 가장 자유롭지 못한 점이 고려돼 탈락 이유로 크게 작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업 예정지가 현대백화점과 상당히 겹치는 코엑스 권역이라는 점도 있다.

한 장 남은 티켓은 신세계DF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선정된 기업들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여전히 발이 묶여 있어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

롯데는 신동빈 그룹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알려진데다 특검이 신 회장을 출국 금지 조치하면서 특혜 의혹은 가시지 않고 더욱 불안한 상태에 있다.

신세계 역시 최순실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이 만든 화장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특혜 의혹에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면세특허 로비 의혹을 강하게 의심받는 롯데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돼 사상 초유로 취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롯데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했고 추가로 70억원을 전달했다가 검찰 수사 직전에 돌려준 정황이 있다. 향후 특검 수사를 통해 관세청의 면세특허 부여와의 연관성이 드러나면 사법 절차를 밟게 된다.

관세청은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가 면세점 특허 추가 결정 과정에서 관세법상 특허취소 사유에 해당되는 거짓·부정한 행위를 했던 것으로 판정된다면 즉시 특허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관광객 늘어도 적자, 앞으로가 더 걱정

이번 사태를 용케 비껴간다 해도 면세점 사업권 획득이 예전처럼 황금알을 낳을 지는 미지수다. 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서울시내 신규면세점이 4개 더 늘어나 내년부터 서울에서만 13개의 면세점이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된다.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송객수수료는 천정부지로 오를게 뻔하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들이 단체관광객을 유치하고, 관광객을 데려온 여행사들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지난 2년전까지만 해도 최대 21%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최고 45%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면세점들이 매출액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수수료로 지급하게 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면세점에서 돈을 쓰더라도 높은 송객수수료 문제로 이익은 줄어든다.

올해 3분기까지 신세계DF의 영업이익은 -372억원, 한화갤러리아는 -305억원, HDC신라면세점은 -167억원, SM면세점은 -208억원 등 커다란 적자를 기록했다. 5월 중순 문을 연 두타면세점도 상반기에만 -160억원으로 적자를 봤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오픈한 신규면세점들은 수천억원씩 매출액을 기록하면서도 적자경영을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내년부터는 수수료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면세사업 공급과잉 문제가 시장 양극화가 더 커질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새로 개장한 면세사업장들이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일부는 자본잠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업체들은 추가 특허권 선정이라는 등용문에 통과했지만, 당장 문을 박차고 들이닥칠 특검 조사와 불안정한 면세 제도, 장기적 사업비전 불안 등 걱정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닌 독이 든 성배를 안고 불안한 축배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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