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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홍삼액, 천호식품 "우리도 주변관리 잘못한 탓"
가짜 홍삼액, 천호식품 "우리도 주변관리 잘못한 탓"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7.01.04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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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식품회수·판매중지, 사과문 게재에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 가짜 홍삼농축액을 납품받아 ‘100% 홍삼 농축액’으로 만들어 팔다가 식약처의 '식품회수/판매중지'. 천호식품의 '6년근홍삼만을', '6년근홍삼진액', '쥬아베홍삼', '스코어업' 등 4가지 제품


중국산 홍삼농축액에 물엿, 캐러멜색소 등을 섞어 만든 가짜 홍삼액을 판매한 업체 회장과 대표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그런데 국내 굴지의 식품업체인 천호식품에서 이 회사의 가짜 홍삼 농축액을 납품받아 ‘100% 홍삼 농축액’으로 만들어 팔다가 식약처의 '식품회수/판매중지' 처분을 받았다. 

뒤늦게 천호식품은 사과문을 올렸지만 어찌된 일인지 소비자들의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미 김영식 회장의 촛불집회 비하 발언으로 한차례 큰 홍역을 치룬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천호식품이 내놓은 사과문의 내용을 보면 소비자들이 화가 날 이유가 있어 보인다. 

자신들은 정직한데 원료업체가 원산지를 속이고 첨가물을 넣은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자신들도 피해를 봤다. 그럼에도 천호식품은 책임을 지려고 하니 교환이나 환불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천호식품은 지난 2일 '고객님께 사과와 안내의 말씀을 드립니다'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올렸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변철형)는 지난해 12월 29일 중국산 가짜 홍삼제품을 만들어 판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 김모(73)씨 등 홍삼 제조업체 대표 7명을 구속 기소하고 관련자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천호식품의 사과문 내용을 보면 "고의적으로 속여 팔았다고 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과 부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농축액이 문제가 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어 자신들도 간접적인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는 잘못 없는데 주변을 잘못 관리'한 셈이다.  

천호식품은 “12월 30일자 고려인삼연구의 홍삼농축액에서 원산지를 허위로 작성하여 속이고 일부 첨가물을 넣는 등의 부도덕 행위가 밝혀졌다”며 "천호식품은 지속적으로 까다롭고 엄격한 품질관리를 해왔고, 원료업체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GMP, HACCP등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을 최우선으로 적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입고될 때 마다 함량 기준치에 적합한 원료만 사용했다. 하지만 보도된 내용과 같이 업체에서 당성분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물질을 미세량 혼입하는 경우에는 육안검사와 성분검사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수사결과 천호식품의 피해사실이 밝혀지며 일부 제품에 혼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제품을 구입한 고객님은 제품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교환 및 환불 처리해 드리겠다"고 밝히며, “일부 언론에서 일부러 혹은 고의적으로 속여 팔았다고 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천호식품은 "앞으로도 원료 공급업체에 대해 더욱 철저한 검사와 품질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는 정신으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만을 드릴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문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자기네가 제품 품질관리를 소홀해놓고 남의 탓만 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천호식품_불매운동’ 해시태그를 다는 등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핑계지요. 남이 납품하는 재료에 대해서 검증할 능력도 없는 회사라면 문제가 있는것 아닙니까? 적어도 건강이란 이유로 사람이 먹는 제품인데 말이지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트위터 이용자 중 한 사람은 천호식품 CF 멘트를 빗대어 “(천호식품)참 나쁜데… 도대체 알릴 방법이 없네”라며 비꼬기도 했다. 

또 천호식품 회장이 “노벨 의학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인터뷰를 공유하며 “이런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노벨 의학상에 도전하느냐”는 식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 천호식품 불매운동에 동참해주세요”라며 “천호식품에서 물엿과 카라멜 색소를 첨가해서 짝퉁 홍삼액이 혼입된 제품 4종을 공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누리꾼들이 천호식품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다. 몇몇 누리꾼들은 “촛불집회 시민들을 ‘폭도’라고 표현할 때부터 알아봤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음식을 속여 판 것에서부터 내 맘에서는 Out”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영식 회장이 최근 촛불집회 참여자들을 비난하는 성격의 글을 게시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4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뚝심이 있어야 부자 된다'에 '나라가 걱정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했었다.

지금은 삭제된 이 글에서 김 회장은 "촛불시위 데모 등 옛날이야기 파헤치는 언론 등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똘똘 뭉친 국민, 건드리면 겁나는 나라, 일당백 하는 나라 이런 생각이 들도록 해야 되는데,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무섭다. 국정이 흔들리면 나라가 위험해진다"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대통령이 여자 하나 잘못 쓸 수도 있지, 하야하라 탄핵하라 등 대한민국이 좌파의 최면에 걸려 미쳐 날뛰고 있다”면서 보수단체인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가 제작한 동영상도 게재했다.

한편 이번 가짜 홍삼농축액에 대해 천호식품 관계자는 “원료 재배농가와 직접 거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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