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대표적인 진보성향 재판관인 김이수(64·사법연수원 9기)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을 찾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지명 사실을 발표했다. 헌법재판소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문 대통령은 "박한철 전 헌재재판소장 임기가 만료된 후 넉 달 가량 헌재소장이 공석으로 있었다"며 "헌법기관이면서 사법부의 한 축을 담당하는 헌재소장 대행체제가 너무 장기화하는 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서 우선적으로 지명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이수 헌재소장 지명자는 헌법수호와 인권보호 의지가 확고할 뿐만 아니라 그간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며 "그런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전북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판사로 임관한 김 지명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남부지법원장, 특허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거쳐 2012년 9월 20일 국회 선출(당시 야당 몫 추천)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2014년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심판에서 재판관 9명 중 홀로 반대 의견을 냈을 때다. 당시 그는 통진당 강령이 민주 질서에 위배되지 않으며, 일부 당원의 행동을 당의 책임으로 귀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행동을 탄핵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면서도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선 정세균 국회의장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는 모습이 방송되기도 했다.
이정미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권한대행직을 이어받은 김 지명자는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헌재소장에 임명된다.